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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작가 총파업 지지…28개국 작가들, 14일 일제히 거리로
13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등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IWAG(International Affiliation of Writers Guilds, 국제 작가 조합 연맹)와 FSE(Federation of European Screenwriters, 유럽 작가 연맹)에 소속된 작가 단체들은 이달 초 미국시나리오작가조합(WGA)이 한 달 넘게 진행 중인 총파업을 단체 행동을 통해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그 결과, WGA와 함께 IAWG와 FSE 양대 연맹에 가입된 약 28개국의 작가 단체들이 오는 14일(한국시간 기준) 각국에서 거리 피케팅 및 SNS 시위 활동을 펼친다. 전 세계 작가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2007년 말~2008년 초까지 이어졌던 WGA의 총파업지지 행동 이후 약 15년 만이다. 총 횟수로는 1988년, 2007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참여 국가 수로 따지면 이번이 2007년 파업지지 때보다 훨씬 큰 규모라는 설명이다.
한국은 IAWG 가입국 자격으로 이번 단체 행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을 필두로 웹툰작가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작가지부), 국제사무직노동조합연맹 한국협의회(UNI-KLC) 네 곳이 참여한다. 각 단체를 대표하는 1인씩 14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서울 종각 넷플릭스 코리아 사옥 앞에서 파업지지 피케팅을 진행한다.
제작 및 배급이 세계적으로 통합된 글로벌 OTT 업체들의 특성에 맞게 세계 작가 단체들도 연대를 통해 상호 조율된 대응을 해나갈 것이란 방침이다. 이번 단체 행동도 그 일환이다. 또 작가가 창작한 작품의 시청 정보와 그와 관련한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알 권리, 이를 위한 제도 마련 필요성 등을 OTT 업체들 및 각국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창작한 작품이 방영되고, 재무적 성과를 거둘 때마다 작가들도 그에 비례하는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원칙들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단체협상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방향에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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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WGA는 지난 달 초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미국의 영화,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단체로 파업에 나서자 할리우드는 콘텐츠 제작이 올스톱된 상황. 미국 작가들의 파업은 글로벌 OTT 중심의 콘텐츠 시청 환경이 정착하면서 등장한 인공지능(AI) 대본의 등장에 대한 반발, 작가들의 임금 인상 및 근무 여건 개선 등 고용안정성 강화를 요구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뤄졌다. 이들이 파업을 결의한 건 2007년 이후 15년 만. 이로 인해 현재 미국의 주요 TV쇼는 물론, ‘스파이더맨4’ 등 준비 중이던 상당수의 할리우드 영화들이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WGA와 대형제작사들이 소속된 영화, TV제작자연맹(AMPTP) 간 임금 협상안이 결렬되며 발생했다. WGA가 제시한 요구안을 AMPTP가 수용하지 않은 것.
AI를 활용한 대본 작업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이미 일부 OTT 업체를 중심으로 최근 AI 대본의 개발이 완료되면서, AI 대본이 작가들에게 가져올 저작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이 아닌 AI가 쓴 대본도 저작권이 인정된다면 작가들이 설 무대는 물론, 저작권 주체로서의 권리마저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WGA는 OTT 및 제작사 측에 AI가 새 대본을 쓸 수 없게 저작권을 보호하고 관련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AI가 쓴 대본 초안을 작가들이 재작성하는 관행도 없어야 할 것이란 조건이다.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작가 단체들이 미국 작가들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좋은 결과를 낳기를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OTT 위주의 시청 환경 변화가 가져온 변화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적용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현재 콘텐츠가 스트리밍될 때마다 창작자도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공정보상권을 외치며 저작권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결이 비슷하다”며 “무엇보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함께 OTT 업계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가 고스란히 한국에서도 이어질 것이란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