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영’·‘질투’, 찌질한 연애의 역사

  • 등록 2016-10-01 오후 2:17:32

    수정 2016-10-01 오후 2:17:32

SBS, tvN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사랑에 울고 웃는다. 웃어주는 상대방 때문에 먹은 것 없이 배부르다가도, 사소한 말과 행동에 시궁창 같은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평온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온 사랑은 그렇게 사람을 들었다 놓는다. 이 같은 연애의 맨 얼굴을 고스란히 담아낸 드라마가 있다. SBS 수목미니시리즈 ‘질투의 화신’(연출 박신우·극본 서숙향·이하 ‘질투’)이다.

‘질투’는 24부작으로 기획됐다. 주중 미니시리즈,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로선 드문 길이다. 로맨틱 코미디는 통통 튀는 전개 특성상 대부분 16부작으로 마무리된다. ‘질투’는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끌고 가되 사랑의 감정을 세세하게 파고 들어간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표나리(공효진 분), 그런 표나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긴 이화신(조정석 분), 여자친구를 짝사랑하는 친구를 지켜봐야 하는 고정원(고경표 분) 등 다양한 감정이 풍성하게 어우러진다.

제목 그대로 ‘질투’의 화자는 이화신이다. 평생 마초로 살아온 이화신은 유방암을 계기로 조금씩 변화한다. 과거 번거로운 존재에 불과했던 표나리는 유방암으로 절망에 빠진 그를 위로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못된 말로 상처를 주고, 심지어 완력으로 밀어내도 떨어지는 법 없다. 측은지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이화신의 방사선 치료를 자신의 일처럼 걱정해주는 이는 표나리 뿐이다.

그러나 ‘잘못된 만남’은 시작돼 버렸다. 이화신은 절친 고정원에게 표나리를 소개시켜줬다. 심지어 “잘해보라”고 했다. 이화신은 두 사람의 연애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자신이 좋다던 여자가 친구와 사귀기 시작하니 달리 보이는 지질한 남자일 수 있다. 그 결과 이화신은 좋아하는 여자 앞에 진흙투성이가 된 채 끌려갔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다른 남자의 식성을 읊어줬다. 그렇게 이화신의 삶은 엉망진창이 됐다. 하루는 “그 여자 잊으려고요”라고 말하고, 하루는 “사랑해요 표나리”라며 그림을 그린다.

이처럼 날것의 감정을 담아낸 또 다른 드라마가 있었다. 지난 6월 종영한 tvN ‘또 오해영’이다. 총 18회 동안 오해영(서현진 분)은 무수히 울었다. 결혼식 전날 약혼자에게 차여서, 또 새롭게 찾아온 사랑의 인연이 잔인해서 울었다. “사랑까진 바라지도 않는다”며 옆집 남자 박도경(에릭 분) 때문에 주저앉아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자신을 ‘100만큼의 감정’으로 사랑해 달라고 하는 오해영에 시청자들은 공감하거나 혹은 대리만족을 느꼈다.

물론 이화신과 오해영 모두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때론 과잉이라 느껴질 만큼 두 사람은 단점은 뚜렷하다. 그런 미성숙한 인격체인 두 사람이 보여주는 찌질한 연애의 역사. 때문에 시청자들은 자신의 일인 것처럼 ‘격한 공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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