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은 왜 '상식'을 강조했을까

  • 등록 2015-11-07 오전 9:11:11

    수정 2015-11-07 오전 9:11:11

김인식 프리미어 12 대표팀 감독.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국가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집단이다.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들을 불러 모은 팀인만큼 감독의 역할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그리 간단한 자리가 아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서 반드시 최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선수들을 하나의 목표로 묶는 것이다. 최고라 함은 그만큼의 대우를 받아왔음을 뜻한다. 개인으로는 강해도 팀으로는 약할 수도 있다. 개성도 자기 주장도 강한 선수들이 많다.

김인식 프리미어 12 대표팀 감독은 이런 최고 선수들을 벌써 4번째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는 늘 결과도 좋았다. 그렇다면 그는 선수들에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을까.

김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딱 한 마디만 했다.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움직여 달라고만 말했다. 그 상식만 지켜지면 아무 문제 없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식’ 참으로 간단해 보이지만 대단히 무거운 무게감을 갖고 있는 단어다. 그 속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표 선수로서의 생활이 그렇다. 최근의 도박 파문에서 처럼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반드시 도덕적으로도 깨끗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인성을 다시 가르칠 수도 없다. 대표팀의 상식은 경기력에 지장을 받지 않는 선에서 훈련 이외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간단한 오락 정도는 가능하지만 법을 어기는 행위는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최고들이 모이면 오히려 팀 워크가 해이해 질 수 있다. 지난 2013년 WBC 당시 일본 대표팀은 합숙 도중 몇몇 선수의 불륜 현장이 주간지에 보도되며 팀 전체가 발칵 뒤집힌 바 있다.

또한 상식은 애국심을 담고 있다. 태극 마크는 선수에게 태극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명분이다.

최고들이 모인 대표팀에서도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대회 규정상 보조 포수를 뽑지 못한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서 포수 출신 외야수 이택근이 불펜 포수로도 나선 것이 좋은 예다.

프리미어 12는 명분이 약한 대회다. 메이저리거들과 겨뤄볼 수 있는 WBC도 아니고,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대회도 아니다. 상금? 모인 선수들의 연봉을 생각하면 돌아가는 몫이 대단할 것 없는 수준이다. 그럴수록 태극마크가 갖는 의미는 클 수 밖에 없다. 진심으로 한국 야구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이나 기술에서 밀려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상식이 통하는 야구다. 그것이 지금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인식 감독의 유일한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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