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위협하는 오리온스-전자랜드, 이유있는 상승세

  • 등록 2014-01-28 오전 10:18:15

    수정 2014-01-28 오전 10:19:14

고양 오리온스의 최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이적생’ 장재석. 사진=뉴시스
인천 전자랜드.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농구 순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위권 팀들의 돌풍이 ‘빅3(서울 SK, 울산 모비스, 창원 LG)’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팀은 6위 고양 오리온스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초반 기복 있는 경기력 때문에 중하위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3연승 포함, 지난 8경기에서 6승2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까지만 3할대에 머물렀던 승률도 이제는 5할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리온스가 이처럼 환골탈태한 데는 부산 KT와의 4대4 트레이드 효과가 컸다.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온 선수들이 펄펄 날면서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오리온스는 ‘장재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3cm의 장신 토종빅맨 장재석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됐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5.3점에 그쳤고 이번 시즌에도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는 3.6점에 머물렀다.

결국 KT에서 채 두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트레이드 되면서 전체 1순위 신인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오리온스에 온 이후 장재석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오리온스에서 13경기에 뛰면서 출전시간은 16분에서 25분으로 늘어났고 평균득점도 8.62점으로 껑충 뛰었다. KT 시절 2.87개에 머물렀던 리바운드도 5.23개로 치솟았다.

단지 눈에 보이는 기록만 돋보이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는 더욱 크다. 오리온스의 약점이었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상대 용병을 수비하다보니 동료 선수들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다.

특히 ‘장재석 효과’는 최진수까지 깨웠다. 그동안 골 밑 플레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최진수는 장재석의 가세한 뒤 훨씬 자유로워졌다. 지난 24일 KT전에선 올 시즌 자신의 최다득점인 22점을 넣기도 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장재석이 들어오면서 팀 내 선의의 경쟁구도가 생겼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장재석이 골 밑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면서 최진수가 스몰포워드로 편하게 밖으로 나와 플레이할 수 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재석과 함께 오리온스로 넘아온 베테랑 포워드 김도수와 용병 앤서니 리처드슨 역시 충분히 제 몫을 하면서 팀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특히 팀의 기둥인 김동욱을 비롯해 장재석, 최진수, 김도수 등 장신 포워드들이 풍부해지다 보니 높이 싸움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반면 상대팀 입장에선 껄끄럽기 짝이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오리온스는 높이와 슈팅 모두 강하다. 장재석, 최진수, 김동욱에 외국인선수까지 나오면 확실히 제공권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지금 전력이라면 빅3 팀도 결코 쉽게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5위 인천 전자랜드의 기세도 맹렬하다. 전자랜드는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섭게 승수를 쌓으면서 어느덧 부산 KT와 함께 공동 4위(21승17패)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자랜드는 뚜렷한 스타가 없다. 지난 시즌에는 문태종이라는 간판스타가 있었지만 그마저 LG로 옮겨갔다. 시즌 초반에는 전력의 열세를 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플레잉코치’ 이현호를 중심으로 정영삼, 차바위, 정병국, 김상규 등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서 끈적끈적한 농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달부터 주장 완장을 찬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팀플레이에 더욱 집중하면서 경기력이 훨씬 좋아졌다. 지난 26일 부산 KT전에선 올 시즌 팀 최다인 96점을 올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는 29일 군제대 선수까지 복귀하게 되면 질주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오리온스는 슈팅능력이 좋은 허일영과 김강선이 돌아오면서 공수 밸런스가 더욱 균형을 이루게 됐다. 전자랜드도 득점력을 갖춘 장신가드 함누리가 합류한다.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엷은 전자랜드로선 더욱 반가운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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