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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최선을 다해 경찰청 야구단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야구단이 생기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 일탈 시도가 거의 제로에 가깝게 줄어들었으며, 유망주들이 병역 의무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걸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음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청춘들에게 어떻게든 살 길을 열어 주자는 어른들의 노력에는 얼마든지 박수를 보낼 수 있다. KBO와 각 구단이 주장하는 경찰청 야구단 존재의 이유에는 한 마디도 틀린 것이 없다.
다만 야구에 인생을 건 청춘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들 역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바로 고양 원더스 문제다.
원더스엔 군 문제로 제대로 경쟁해 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어렵게 프로 문은 뚫었지만 현역 복무 이후 방출된 선수들이 문을 두드린 곳이 바로 원더스다.
그러나 KBO와 구단들은 여전히 고양 원더스를 향한 높은 벽을 쳐 놓고 있다.
원더스에서 기량이 업그레이드 돼 필요한 선수가 되면 빠르게 영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가 원하는 경기수 확충에 대해선 무겁게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이전에 비해선 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3군이나 잔류군과 연습 경기 숫자가 좀 늘어난 것이 전부다.
시즌을 꾸준히 치러 본 선수와 띄엄띄엄 경기만 해 본 선수의 차이는 크게 갈라질 수 밖에 없다. 또한 프로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선수들에게 퓨쳐스리그라는 공식적인 테두리는 꿈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너무 멀어 보이던 꿈에 한 걸음 다가갔음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너무도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면 남의 자식 아픔도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생의 길이 열리고 그 길 위에서 함께 걸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 아이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같이 이기는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KBO와 각 구단이 진정으로 청춘들에게 길을 열어 주고 싶다면 더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먼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