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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대중문화 속에 일반인 영웅이 각광을 받고 있다.
대중문화에서 히어로, 이른바 영웅코드가 각광을 받았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해외에는 마블코믹스에서 탄생시킨 엑스맨을 비롯해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이 있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세종대왕 진시왕 징기스칸 등 다양한 왕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영웅들은 과거와 다르다.
소시민, 이른바 일반인 영웅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의 영웅은 과거 전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거창하거나 황당하지 않다. 그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힘을 가지거나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도 아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범하면서 소시민적인 삶을 살고 있다. 우리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철중-공공의 적: 1-1'도 마찬가지다. '공공의 적1'의 5년 후라는 설정으로 출발하는 '강철중-공공의 적: 1-1'의 설경구는 무대포지만 자신의 딸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약한 남자다. 그 역시 리암 닐슨과 마찬가지로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자 분하고 나선다.
영화뿐 드라마 속 영웅코드도 소시민적 삶을 조명하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 역시 전통적 영웅과 다르다. 무술을 잘하고 누구나 돕는 전통적인 코드의 영웅이 아니라 그는 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평범한 소시민적 인물이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투전판에 뛰어들어 흠씬 얻어맞기도 하는 등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시간이 지나고 드라마가 전개 되면서 그의 역할이 달라지겠지만 지금의 의적 일지매가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그가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 영웅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지금 처한 우리네 사회와 맥을 같이 한다. 쇠고기 문제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권 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촛불문화제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지금의 사회 상황과 일반인 영웅들이 활약을 펼치는 상황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거창한 문제보다 먹거리에 대한 공포 그리고 기름값 상승에 분노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사회가 부조리하고 답답하지만 아무도 해결해주는 않는다는 배신감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일반인 영웅들이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즘의 드라마와 영화 속 영웅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인물이 아닌 주위에 늘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제도권의 문제 해결에 답답함을 느끼는 강도가 셀수록 형, 오빠, 삼촌 같은 정감있는 한국형 영웅이 대중문화 속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OBS경인TV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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