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인종차별 발언에 UEFA 챔스 경기 중단 '초유의 사태'

  • 등록 2020-12-09 오전 9:37:43

    수정 2020-12-09 오전 9:39: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대기심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나온 뒤 바샥셰히르 선수들과 파리생제르맹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심판(대기심)이 코치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양 팀 선수들이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심판(대기심)이 코치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양 팀 선수들이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대 바샥셰히르(터키)의 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최종 6차전.

0-0이던 전반 14분 갑작스레 경기가 중단됐다. 대기심인 루마니아 출신의 세바스타인 콜레스쿠가 바샥셰히르의 카메룬 출신 피에르 웨보 코치에게 ‘니그로(negro)’라는 흑인 비하 단어를 쓴 것이다.

‘니그로’라는 단어는 흑인에 대한 경멸적인 호칭으로 받아들여진다. 흑인 노예를 뜻하는 ‘니거(nigger)’에서 파생된 말로 공식적인 자리에선 금기어로 받아들여진다.

콜테스쿠 대기심이 이 같은 말을 하자 웨보 코치는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주심은 오히려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을 지시했다.

이 사실에 분노한 바샥세히르 선수들은 항의 표현으로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은 경기 재개를 기다렸지만 바샥셰히르 선수들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중재에 나선 UEFA는 경기가 연기하고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2시 55분에 잔여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심판진도 새롭게 꾸려 경기를 진행한다. UEFA는 “이날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이겠다”면서 “축구계에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도 있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바샥셰히르의 세네갈 출신 공격수 뎀바 바는 “그냥 지칭하면 될 것을 왜 흑인 선수를 언급할 때는 ‘이 흑인아(a black guy)’라고 부르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파리생제르맹의 킬리앙 음바페는 경기에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웨보와 함께 한다”고 경기 거부 지지의사를 밝혔다.

파리생제르맹은 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같은 조의 맨체스터 유나이드가 라이프치히에 2-3으로 패하면서 파리생제르맹은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파리생제르맹도 승점 9지만 맨유와의 상대 전적에서 앞서 무조건 맨유보다 순위에서 앞선다. 만약 파리생제르맹이 바샥셰히르를 이길 경우 승점 12를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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