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도 막지 못한 허인회·이승민의 우정

  • 등록 2017-06-15 오전 6:00:51

    수정 2017-06-15 오전 6:00:51

지난해 4월 열린 제12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프로암대회에서 허인회(좌)와 이승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자폐성 장애를 안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프로 선발전을 통과해 화제를 모은 이승민(20·하나금융지주)은 타인과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자폐성 장애의 특징 중 하나는 낯가림이 심하고 신체 접촉을 꺼리는 것이다.

이승민은 허인회(30·JDX멀티스포츠)를 보면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다. 허인회는 그의 ‘롤모델’이다. 그는 지난해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프로암에서 허인회를 만났을 때도 낯을 가리지 않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51) 씨는 “허인회 프로가 (이)승민이를 만나면 진심으로 대해준다. 승민이가 허인회 프로를 많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이승민이 ‘4전5기’ 만에 2017 제1차 KPGA 투어프로 선발전 B조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10위를 기록해 KPGA 투어 정회원 자격증을 손에 넣었을 때 가장 기뻐한 것도 허인회였다. 당시 코오롱 한국오픈에 참가 중이던 허인회는 “정말 장하고 대단하다”라며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고 나중에 꼭 함께 라운드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민과 허인회의 바람이 이뤄졌다. 이승민은 15일부터 나흘간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같은 조로 묶이진 못했으나 2라운드까지 성적에 따라 한 조에서 뛸 가능성도 있다.

이승민은 대회 하루를 앞두고 허인회와 포토콜 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등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허인회는 이날 이승민에게 다가가 “정말 힘든 일을 너가 해냈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승민은 배시시 웃음으로 화답했다.

박지애 씨는 “(이)승민이가 첫 정규 투어 대회에서, 그것도 제일 좋아하는 선수인 허인회 프로와 참가해 마치 ‘소풍 온 것 같다’고 말하더라”며 “아들이 전쟁 같던 정회원 선발전에서 많은 부담을 가지고 경기했는데 여기선 즐기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이승민은 “코치가 성적을 상관하지 말고 많이 배우고 오라고 했다”며 “참가하는 첫 대회에서 컷만 통과해도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상금 랭킹 1위’ 최진호(33·현대제철)를 비롯해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 우승자 김승혁(31) 등이 참가해 지난주에 이어 치열한 우승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시즌 1승씩을 기록한 맹동섭(30·서산수골프앤리조트), 김성용(41), 김우현(26·바이네르) 등이 출사표를 던지며 올 시즌 첫 다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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