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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코드 1: 기자인듯, 기자가 아니다
성공한 기자들의 이야기는 전형을 따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기자의 특성에 캐릭터를 함몰시키지 않았다는 것. ‘그녀는 예뻤다’의 최시원은 더 모스트라는 잡지사 기자다. 프로 정신을 앞세운 직업 이야기가 주축이 아니다. 시청자는 최시원을 ‘웃긴 캐릭터’, ‘볼 수록 매력있는 남자’로 받아들인다.
조정석은 케이블 방송사 사회부 기자로 ‘특종’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사 한 줄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대단한 직업 정신은 없다. 이혼하자는 아내를 잡기 위해 보란듯이 승진하려는 불안한 가장이다. 동시에 실직 위기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불쌍한 직장인이다. 조정석 말대로 “기자 이야기라기 보단 그냥 직업이 기자일 뿐인 사람의 이야기”라 캐릭터에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기 쉬울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사회부 기자와 방송사 이야기를 전면에 세워 성공을 거뒀던 ‘피노키오’도 이러한 점을 활용했다. 세상에 가려진 진실을 위해 발 벗고 뛸 준비가 된 신입 기자들의 이야기엔 직업군에 특정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사회초년생으로서 겪는 성장통을 조명해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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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코드,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까
언론사를 배경으로 기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대개 대중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뻔한 이야기 수식 때문이다. 언론사엔 늘 ‘윗선 기자’라는 갑(甲)과 ‘현직 기자’이라는 을(乙)의 대립 구도가 있었다. 을은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고군분투했고, 갑은 부조리한 이해 관계에 편승하는 악의 축으로 둔갑했다. 그 사이에서 작품은 ‘정의는 살아있다’는 끝으로 귀결됐다. 실제 있을 법한 사건 혹은 실제로 발생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는 이러한 작품은 대중에게 현실적으로 접근했지만 정작 캐릭터를 그리고, 내용을 전개하는 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화 ‘찌라시’, ‘제보자’ 등이 실패한 주된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그 분위기를 바꾼 작품이 연달아 나오고 있는 상황은 반갑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세가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있네’는 연예부 기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흔히 ‘기자’와 ‘쓰레기’라는 단어를 합쳐 ‘기레기’라 불릴만큼 대중에게 기시감을 주고 있는 직군이다. KBS2 드라마 ‘총리와 나’의 소녀시대 윤아, KBS2 드라마 ‘힐러’의 박민영이 연예부 여자 기자를 연기했다가 대중의 혹독한 평을 들었다. 기자들과의 몸싸움에서 번번히 지는 민폐 캐릭터로 남자 주인공과 러브라인으로 얽히는 억지 설정에 빠진 탓이었다.
박보영과 정재영, 오달수 등이 출연하는 ‘열정 같은 소리 하고있네’는 이 위험부담을 안고 관객을 찾는다. 영화 측은 흥행 코드1,2를 모두 담았다 자신하는 모양새다. 예고편에도 연예부 신입기자이지만 사회초년생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박보영의 캐릭터가 담겼다. 연예부 부장 정재영이나 국장 오달수의 모습도 비슷한 지점에 놓여있다. 이 영화의 배급을 맡은 NEW 측은 “여전히 대중은 기자를 낯설고 멀게 느끼는 게 사실이지만 앞서 기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좋은 분위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힘도 있고, 그들이 전달할 ‘인생 이야기’가 결국 공감을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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