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주목할 선수⑭<황경선>"한 번의 금메달로 아픔을 씻어내기는 부족"

  • 등록 2012-07-10 오전 9:05:32

    수정 2012-07-10 오전 9:05:32

【서울=뉴시스】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서울체고 졸업반이었던 황경선(26·고양시청)은 한국 태권도 사상 첫 고교생 올림픽 참가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여자 67㎏급에 참가했다.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올림픽 출전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대학과 실업팀 선수를 연거푸 물리치며 선발돼 실력을 인정받은 황경선이었다. 금메달 기대주로도 계속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그는 1회전(16강전)에서 ‘한국킬러’ 중국의 루오웨이(29)를 만나 8-10으로 무릎을 꿇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냈지만 이미 언론의 관심은 황경선을 떠난 뒤였다.

황경선에게 아테네올림픽은 “실패를 겪은 뒤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게 됐다”고 돌이킬 만큼 절치부심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과학기술대학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스포츠어코드 컴뱃게임(SportAccord Combat Games) 태권도 경기 여자 -67kg 체급 결승전에서 한국의 황경선 선수(왼쪽)가 크로아티아의 페트라 마티자세비치에게 왼발 공격을 하고 있다. 황 선수가 6-0으로 가볍게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아테네올림픽을 통해 배운 황경선은 이후 거침없이 내달렸다.

2005세계태권도선수권 67㎏급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6도하아시안게임 같은 체급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아테네올림픽의 한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풀었다. 여자 67㎏급에 참가한 황경선은 캐나다의 카린 세리게리를 2-1로 물리치고 감격스런 금메달을 차지, 아테네올림픽의 아쉬움을 날렸다.

황경선은 베이징올림픽 2회전에서 맞붙은 산드라 사릭(28·크로아티아)과의 경기 중 왼쪽 무릎 연골판과 내측 인대 부상을 당했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진통제 투혼으로 금맥을 캔 황경선은 시상대조차 절뚝거리며 올라갈 정도로 심하게 다쳐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당한 부상은 꽤나 깊었다. 2009세계선수권대회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모두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해 메달은 커녕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다.

한동안 침묵했던 황경선은 2011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지난 3월 런던올림픽 파견 평가전에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남녀 4체급 중 가장 먼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황경선은 런던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으면서 한국 태권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3회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황경선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경기 운영’이 꼽힌다.

태권도대표팀 김세혁(57) 감독은 “(황)경선이는 런던까지 올림픽만 벌써 3번째 출전하는 베테랑으로 경험면에서 다른 선수를 압도하고 남는다”며 “메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새로 바뀐 전자호구도 황경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라저스트(LaJUST) 전자호구는 정확히 맞히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런던올림픽부터 사용되는 스페인 대도(Daedo) 전자호구는 일정 강도 이상의 타격이 없으면 유효득점이 나오지 않는다.

김 감독 역시 “강한 타격을 주는 돌려차기에 능한 황경선이 대도 전자호구에 가장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황경선의 풍부한 경험과 함께 따라다니는 부상은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베이징올림픽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무릎 부상 등은 황경선의 가장 큰 약점이다.

김 감독은 “경선이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경선이는 아테네올림픽 탈락의 아픔을 올림픽 금메달 하나로 위로받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베테랑의 투혼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황경선 프로필

▲생년월일=1986년 5월 21일

▲신체조건=175㎝ 67㎏

▲학력=양정초~동화중~서울체고~한체대

▲주요 성적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67㎏급 금메달

-2007년 베이징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67㎏급 금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67㎏급 금메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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