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김구라는 최근 문희준 이효리 김선아 등에게 잇따라 사과했다.
인터넷 방송시절 막말의 대가답게, 연예인들에 대해 강도 높은 비방을 서슴지 않았던 그는 최근 각종 방송에 나와 인간적으로 그들에게 심했다는 말과 함께 필요하다면 무릎까지 꿇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 몇몇 프로그램에서는 진심이 느껴질 정도로 순한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한때 거칠기로 유명했던 그의 이러한 변신은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착한 남자가 뜨고 있다.
비단 김구라의 예에서 뿐만 아니라 각종 버라이어티와 드라마 그리고 가요계에서도 '착한 남자' 캐릭터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버라이어티에서 착한 남자의 모습은 거친 남자들의 변신에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악동 이미지가 강했던 힙합 전사들이나 개그맨들이 버라이어티의 순구조기능에 영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미지를 변신시켜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 내에서의 악동의 이미지가 있지만 이 역시 철저하게 근본은 착하다는 전제를 두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김구라뿐 아니라 박명수 이하늘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도 착한 남자가 강세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의 알렉스나 앤디 역시 유부단하지만 자상하면서 착한 이미지로 일약스타덤에 올랐고 ‘허당’ 이승기 역시 ‘1박 2일’에서 늘 당하지만 착하고 순진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최근 ‘패밀리가 떴다’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천희 역시 비슷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스다.
가요계 역시 마찬가지다. 강한 이미지보다는 순하면서 달콤하고 그리고 착한 이미지의 노래와 가수가 상반기의 강세였다. 음반 불황에도 불구하고 1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김동률을 비롯 최근 군입대해 아쉬움을 남겼던 성시경 브라운 아이즈 토이 등 스위트 가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나쁜 남자 신드롬이 일정도로 거칠고 못된 남자들이 각광을 받던 것이 이처럼 변한 것은 다소 의외다. 최근 달라진 트렌드는 달라진 시청층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시청률에 절대적 지지층이 착한 남자를 선호하는 여성들이기 때문이다.
실제 각종 버라이어티나 리얼리티에서 사랑받는 캐릭터들은 하이틴 시리즈나 신데렐라 구조 영화 등에 익숙한 20~30대 여성들이다. 겉으로 드러내 놓지는 못하지만 늘 백만탄 왕자를 꿈꿔왔던 이들은 현실속에서 드문 착하면서 능력 있는 이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착한 남자가 동정표를 얻기 쉬운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의 이천희는 늘 당하는 모습이다. 외모도 준수하고 성격도 서글서글한 이천희는 늘 김수로에게 구박을 당한다. 잘생긴(?) 이천희가 주위사람들에게 필요이상으로 구박을 받는 것은 자연스럽게 연민을 갖게 만들고 이는 캐릭터에 힘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착한 남자 트렌드는 한때 인기를 끌었던 나쁜 남자에 대한 반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면서 “사회가 복잡하고 이지매 왕따 등으로 심신이 피로한 요즘, 이들은 신데렐라를 꿈꾸는 요즘 여성은 물론 남자들에게까지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쇼영' 프로듀서(sanha@obs.co.kr)
▶ 관련기사 ◀
☞[윤PD의 연예시대③]'자수성가 착한 男, 백만장자 못된 女' 세계적 추세
☞[윤PD의 연예시대①]'나쁜 女, 악한 女, 독한 女'가 뜬다
☞[윤PD의 연예시대②]'전화위복' 이효리, 그 뒤에 NSI 있었다
☞[윤PD의 연예시대①]권상우 결혼 이끌어 낸 'NSI 수사대'를 아십니까?
☞[윤PD의 연예시대②]'왜 아직도 서태지인가?'...배후에 'X세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