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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7개월 공백을 가진 핌블렛은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UFC 304’ 대회에서 라이트급 메인카드 경기에 나선다. 상대는 라이트급 랭킹 15위 바비 그린(37·미국)이다. 그린은 전적이 49전(32승 15패 1무승부 1무효경기)에 이르는 베테랑이다.
2021년 9월 UFC 데뷔전 1라운드 KO승을 시작으로 5연승을 달리고 있는 핌블렛이 퍼거슨에 이어 그린마저 꺾는다면 드디어 라이트급 랭킹에 들어갈 수 있다. 자신의 격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UFC 304 대회를 앞둔 핌블렛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선수다. 일단 외모부터 특이하다. 마치 바가지를 뒤집어쓴 것 같은 그의 헤어스타일은 마치 1960년대 비틀스 멤버들을 닮았다.
생각도 재밌다. 핌블렛은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정치적인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다. 사회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동시에 자신이 리버풀 출신이라는 점을 자랑스러워 했다.
“내가 사는 도시 리버풀은 사회주의자들의 도시다. 우린 노동당을 지지한다. 보수당 지지자들이 아니다. 그게 이 도시에서 사는 우리의 정체성이고 세계관이다. 우린 언제나 서로 돌본다. 항상 그렇게 해왔다. 서로서로 챙겨준다.”
“나는 우리 스포츠에 입문할 아이들과 리버풀,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모범을 보이고 싶다. 나는 온몸을 문신으로 뒤덮는 것을 좋아해 본 적이 없다.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앞으로도 절대 문신을 하지 않을 것이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그같은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입술에 침이 마르도록 아내에 대한 감사 마음을 전했다.
“아내가 아이들을 너무나 잘 돌봐서 정말 행운이다. 아내는 정말 대단하다. 슈퍼맨처럼 아이들을 본다. 아내가 아이를 돌보는 걸 보면 벌써 아이 대여섯은 키워봤다고 생각할 거다. 훈련 캠프를 소화하면서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아내가 모든 일을 떠맡고 있다. 아내 덕분에 나는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핌블렛의 강점은 그라운드다. 어릴적부터 주짓수를 수련해 현재 블랙벨트다. 그가 종합격투기 선수로 거둔 통산 21승 가운데 서브미션 승리가 9번이나 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꼭 그라운드만 고집할 생각은 없다. 타격으로도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핌블렛은 경기가 없을 때는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이트급 한계 체중이 70.3kg인데 평소에는 90kg에 육박한다. 과거 한 인터뷰에선 “식스팩을 갖고 불행하기보다 살찌고 행복한 게 좋다”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만 고를 수 없다. 이탈리아 음식, 중국 음식, 태국 음식, 햄버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등 모두 좋아한다. 특히 미국에 가면 몸이 엄청 불어서 온다, 사람들이 내 체중에 대해 뭐라고 하는데 그냥 호들갑을 떠는 것일 뿐이다. 뱃살은 많이 찌지 않는다. 88kg까지 쪄도 배에 식스팩이 있다”
핌블렛도 당연히 이번 경기의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어느 경기보다 더 진지하게 준비에 임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연승을 이어가고 UFC 랭킹에 진입하겠다는 생각만 가득 들어 있다.
“라이트급은 UFC에서 가장 치열하고 선수층이 두꺼운 체급 중 하나다. 상대가 랭킹 15위인 것은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내겐 그저 또 한 번의 경기일 뿐이다. 내가 챔피언으로 가는 길에 있는, 그리고 내 가족과 아이들을 책임지기 위해 넘어야 하는 또 한 명의 상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