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이후 상영제한…'스파이더맨' 흥행에 타격 극장 초비상

김부겸 총리, 중대본 회의서 "영화관 밤 10시까지 영업 제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등 흥행 타격 불가피
'비상선언' 잠정 연기, '킹메이커' 논의 중
영화단체 "영업시간 현행 유지해야" 긴급 성명
  • 등록 2021-12-16 오전 10:32:45

    수정 2021-12-16 오후 2:40:56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최근 코로나19 급증세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영화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영화관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했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개봉 첫날 63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돌풍 조짐을 보였던 터라 연말을 앞두고 화색이 돌았던 극장들은 또 다시 비상에 걸렸다.

영업시간 제한은 인원 제한보다 매출에 영향을 줘 극장들의 우려가 컸던 부분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극장의 어려움은 영화계 전체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극장은 지금까지 정부 방침을 선제적으로 따라왔고 안전한 공간임을 증명했는데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산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고 우려했다.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영화관의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금지하면,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 ‘매트릭스:리저렉션’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외화와 오는 29일로 개봉을 예고했던 ‘킹메이커’ 등이 영향을 받는다.

1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러닝타임이 148분으로, 오후 7시 이후 상영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지금보다 1~2회차 줄어들며 30% 이상의 관객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극장들은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영화에 대한 입소문과 기대감을 바탕으로 개봉 첫 주에 200만~300만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후에 개봉을 앞두고 있었던 영화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1월 개봉을 알린 ‘비상선언’이 코로나19 확산에 15일(전날) 개봉을 연기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이 주연한 영화로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으며 관심을 모았던 기대작의 개봉 연기는 영화계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또 오는 29일로 개봉을 예고한 설경구 이선균 주연의 ‘킹메이커’는 전날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를 연기하고 이날 오전 개봉 여부에 대한 긴급 회의를 연다. 이를 통해 개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극장과 티빙(OTT)를 통해 공개하는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등이 출연하는 ‘해피 뉴 이어’ 29일, 조진웅 최우식 주연의 ‘경관의 피’ 내년 1월 5일, 박소담 주연의 ‘특송’ 1월 12일,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 등이 주연한 ‘해적:도깨비 깃발’ 1월로 변동 없이 개봉을 준비 중이다. ‘해피 뉴 이어’는 극장뿐 아니라 OTT로 공개하기 때문이고, 다른 영화들은 이번 방역 조정 기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특송’ 측 관계자는 “‘특송’은 이번 방역 조정 기간에 해당하지 않아 현재까지 변동 사항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정부 방역 강화 조치가 발표된 직후 영화단체들은 성명을 내 ‘극장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산업의 도미노 붕괴를 가져온다’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배포했다. 영화단체들은 “기존 거리두기 4단계와 같이 영업시간 제한 22시를 적용할 경우 영화의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19시 이후 상영 시작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관람 회차를 줄임으로써 국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극장의 영업시간 현행 유지를 요구했다. 해당 성명에는 Pgk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을 비롯해 DGK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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