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도마 金' 북한 리세광 "양학선이 체조 대표하는 것 아냐"

  • 등록 2016-08-16 오전 7:16:13

    수정 2016-08-16 오후 1:09:49

15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북한 리세광이 도마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31)이 양학선(24·수원시청)이 부상으로 불참한 2016 리우올림픽 도마를 지배했다.

리세광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5.691점을 획득, 1위에 올랐다.

2014.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2연패를 달성한 리세광은 양학선이 빠진 도마 종목에서 최강임을 다시 입증했다. 북한 남자 기계체조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안마 배길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 북한은 두 번째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도마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리세광은 결선 1차 시기에서 난도 6.4의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를 시도했다. 착지 뒤 한 발이 뒤로 빠졌지만 큰 무리 없는 착지로 15.616점을 기록했다.

리세광은 2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독보적인 기술인 난도 6.4의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을 굽혀 두 바퀴 돌며 한 바퀴 비틀기)을 시도했다. 공중기술과 착지가 거의 완벽했다.

리세광이 고난도 기술에 성공하자 북한 코치가 달려 나와 리세광을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에는 북한의 장웅(78)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시상자로 나서 리세광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줬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리세광은 이후 2007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북한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 선수의 나이를 속인 사실이 적발돼 선수단 전체가 2년간 국제경기 출전 정지를 받으면서 리세광도 국제대회에 나오지 못했다.

이후 복귀한 리세광은 2014년 난닝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5년 글래스고 세계선수권까지 2연패를 이룬데 이어 이번 리우 올림픽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 도마 1인자로 우뚝 섰다.

리세광에 이어 2위는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랴진(15.516점), 3위는 일본의 시라이 겐조(15.449점)가 차지했다.

리세광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취재진이 양학선과의 ‘남북 도마 대결’이 불발된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양)학선 선수가 부상으로 못 나왔는데, 체조를 학선 선수가 대표하는 게 아닙니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그저 치료를 잘 받아서…”라고 하더니 말문이 막혔는지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는 리세광은 다음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를 묻자 “그것까지는 생각 못 해봤다”고 말했다.

또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선 “금메달은 제게 아무 것도 아니다. 금메달은 조국에 바치는 선물이다”라며 “이 금메달은 조국에 기쁨이다. 조국에 승리감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브라질에 왔다”면서 “조국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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