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안정환 "더 하고 싶지만 아쉬울때 떠나야..."(일문일답)

  • 등록 2012-01-31 오전 11:05:15

    수정 2012-01-31 오전 11:15:20

▲ 안정환 [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은 은퇴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만큼 선수생활을 마감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안정환은 31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더 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지금 선수를 더 하는게 맞는지 생각이 들었다. 아쉬울 때 떠나는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이라 생각해 결정했다. 14년 선수생활 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제는 떠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선수 안정환'으로서 마지막"이라고 밝힌 안정환은 "그동안 사고도 많이 치고 좋은 일, 나쁜 일이 많았다. 이슈를 많이 만들어 팬들에게 관심을 끈 것 같다. 팀이 없어서 6개월동안 개인 연습도 한 적이 있다. 발자취 보다는 우여곡절을 많이 남긴 것 같다"고 자신의 선수인생을 되돌아봤다.

다음은 안정환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대한축구협회가 제시한 은퇴식을 거부했다고 하는데

"은퇴식을 갖고 싶지만 한국 축구가 중요한 시기다. 개인적인 바람 때문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뛴다는 것도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드컵을 진출하는데 있어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그런 뜻을 전했다"

-학창시절이 행복한 편은 아니었는데 그런 역경을 이겨낸 것이 선수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그런 부분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안정환이라는 이름을 알린 원동력이었다. 당시는 힘들었지만 그것이 안정환이라는 사람을 만든 계기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축구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인물을 꼽는다면

"처음 프로축구장을 찾았을때 김주성 선배님의 사인을 받으러 갔는데 내게 사인을 안해주고 가셨다.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웃음). 개인적인 우상이었기 때문에 프로선수가 되면 사인해주는 선수가 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반지는 지금 어디있는가. 아내와는 전날 무슨 얘기를 나눴나

"그 때 반지는 지금 아내가 목걸이로 사용하고 있다. 어제는 일찍 자려고 했는데 아내와 서로 얘기를 한 마디도 못했다. 서로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아내는 울면서 잠들지 않았을까 싶다"

-김남일 등 동년배가 국내에 복귀했다. 정확히 은퇴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더 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지금 선수를 더 하는게 더 맞는지 생각했을때 아쉬울때 떠나는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이라 생각해서 결정했다. 14년 선수생활 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제는 떠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도 많이 힘들어했다"

-14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돈의 유혹이었다. 팀을 옮길 때마다 금전적인 유혹이 있었다. 다른 리그나 좋은 리그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런 것이 힘들었다. 팀을 옮길 때마다 여러 따가운 시선도 힘들었다"

-요즘 사업가 이미지로 알려졌는데 사업가가 적성에 맞는가

"처음에는 죽겠더라. 많이 힘들지만 안해본 것이기 때문에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배우고 느꼈다. 어떤 일이든 쉬운게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사업이라는 것도 배우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

-K리그 트로이카였던 고종수와 이동국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동국이가 그라운드에서 내가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까지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동국이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 좋은 모습 보여줘 기쁘다. 동국이나 종수도 마찬가지로 팬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K리그를 위해 많이 희생하고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블랙번 입단이 좌절된 것이 선수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데

"사인을 마치고 비행기 티켓도 끊고 집까지 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입단을 못하게 돼 정말 힘들었다. 그때 잉글랜드로 갔으면 인생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금도 그때 사인용지를 갖고 있는데 가끔 보면서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종이 한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지도자로서의 욕심은 없나

"지도자가 될 그릇이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감독님 밑에서 배웠는데 쉬운 자리가 아니더라. 부산 시절 감독님이 힘들어하다 돌아가시는 모습도 봐서 누구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생각이 없다"

-연맹측에서 K리그 홍보대사를 부탁한다면 받아들일 것인가

"그런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도움이 된다면 모른 것을 버리고서라도 일을 하고 싶다"

-한국 축구에 어떤 발자취를 남긴 것 같나

"발자취까지 남긴 것은 없다. 사고도 많이 치고 좋은 일, 나쁜 일이 많았다. 이슈를 많이 만들어 팬들에게 관심을 끈 것 같다. 팀이 없어서 6개월동안 개인 연습도 한 적이 있다. 발자취 보다는 우여곡절을 많이 남긴 것 같다"

▶ 관련기사 ◀ ☞[포토]안정환 `당신은 영원한 테리우스입니다` ☞[포토]`반지의 제왕` 안정환 `반지를 빼다` ☞'눈물의 은퇴' 안정환 "선수로서 모든 것 누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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