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그리고 마약...잔인한 4월, 연예계에 봄은 오는가

  • 등록 2009-04-30 오전 11:04:10

    수정 2009-04-30 오전 11:06:43

▲장자연, 주지훈, 우승연(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에선 숫자 '4'를 불길하다고 여겨왔다. 때문일까. 성접대 의혹 파문에 마약, 그리고 자살까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4월, 연예계엔 악몽과도 같은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마지막 한 주는 그 혹독함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지난 3월7일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신인배우 장자연이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고, 같은 달 12일에는 트로트 가수 이창용이 잇따라 같은 길을 택해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지난 27일 영화 '그림자 살인'에 출연했던 신인배우 우승연의 자살까지 연예계에는 지난 해부터 자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장자연의 자살을 둘러싸곤 성접대 의혹까지 제기되며 연예계 전체가 비리의 온상으로 오해를 받는 일도 있었다.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에 이어 올 4월에는 각종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아 심각한 사회적 우려를 샀다. 지난 26일에는 인기배우 주지훈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으며 배우 윤설희와 모델출신 배우 예학영은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경찰은 마약에 손을 댄 연예인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연예계 사건·사고들이 이 달로 과연 끝일까 하는 점에 있다. 연예인들은 직업적 특성상 사생활이 없고 유명세에 대한 부담감 등 여느 일반인과 달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노출된 생활을 하다보니 스스로 한계에 부딪혔을 때 도피 수단으로 자살 또는 마약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쉽다.
 
특히 최근에는 이창용, 우승연 등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과 관련 단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문제로만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요즘 연예계가 굉장히 치열하다. 연예인이 되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스타가 되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게다가 과거에는 연예인들이 방송사에 소속돼 있어 그나마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는 형국이다"고 분석했다. 즉, 구조적인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유사한 사건·사고들은 언제고 또 다시 재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선 연예인에 대한 지나친 관용과 배려가 유사 사건·사고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마약, 자살 등 연예인 관련 소식들이 전해지면 대다수 사람들이 해당 연예인의 처지를 동정하며 이해하려 든다"며 "이같은 풍토가 제 2의, 제 3의 사건·사고를 부를 수 있다. 연예인은 공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하고, 또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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