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캐릭터의 재발견...'달콤·엉뚱·당당함의 새 옷을 입다'

  • 등록 2009-01-15 오전 10:48:02

    수정 2009-01-15 오전 10:49:24

▲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공감 가는 악녀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탤런트 김서형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드라마·영화 속 '악녀' 캐릭터가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고 있다.

선악 구도가 뚜렷한 구조에서 주로 착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악한 느낌을 주던 기존 캐릭터에서 변화해 나름의 정당성을 지니거나 사랑스러움, 엉뚱함을 지닌 악녀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시청률 고공행진중인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 KBS2TV '꽃보다 남자'의 국지연, 2월 개봉을 앞둔 영화 '키친'의 신민아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선 '아내의 유혹'의 김서형은 친한 친구 은재(장서희)의 남편을 빼앗은 후에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신애리로 분해 매회마다 소리지르는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극중 은재의 응원군인 민여사(정애리)에 의해 사업적 곤경에 처하는 등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는 애리는 악녀임에도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자신의 욕망 탓에 무너지는 한쪽으로 일관된 캐릭터가 오히려 시청자들의 공감과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영화 '키친'에서 사랑스런 불륜녀로 분한 신민아.

그런가하면 영화 '키친'의 신민아는 '달콤한 악녀'다.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감성에 도발적 매력을 겸비한 모래(신민아)는 오직 자신의 사랑만을 위해 앞으로 돌진하는 인물.

극중 모래는 모든 여자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조건을 지닌 남편인 상우(김태우)와 신혼생활을 즐기던 중 프랑스에서 날아온 천재요리사 두레(주지훈)와 일순간 사랑에 빠진다. 표면상으로 보면 '불륜'을 저지르는 여성임이 분명한데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모래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인 동시에 사랑스러움을 지닌 캐릭터로 표현된다.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악녀'도 있다. '꽃보다 남자'에 등장하는 국지연 정자연 민영원 등 신화고 악녀 3인방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이들은 극중 F4의 리더 구준표(이민호)가 좋아하는 금잔디(구혜선)를 끊임없이 질투한다.

드라마 속에서 감초처럼 등장하는 이들 3인방은 '질투의 화신'으로 분해 온갖 악행을 일삼지만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면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청자,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영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다양한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악의 화신'에서 공감가는 악녀로, 엉뚱한 매력을 품은 악녀로 새 옷을 입은 이들 캐릭터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꽃보다 남자' 악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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