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퀴어영화 첫 경험..."'앤티크' 재욱 형 보단 나았을 것"(인터뷰②)

  • 등록 2008-11-17 오전 10:08:10

    수정 2008-11-17 오후 1:47:05

▲ 배우 김혜성(사진=청년필름)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퀴어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의 주인공 김혜성과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김재욱은 요즘 특별한 대화를 나눈다.

KBS 2TV ‘바람의 나라’에 함께 출연 중인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 개봉하게 된 두 영화에서 각각 처음으로 또래 남학생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고등학생(김혜성)과 남자를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마성의 게이’(김재욱)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감정이입을 위해서 상대역(이현진)을 여자로 생각해보려 하기도 했지만 워낙 체구가 크신 분이라 그러기는 힘들었다”며 “‘앤티크’에서 동성애 연기를 했던 재욱 형도 감정이입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이어 “드라마 촬영을 같이 하면서 서로 동성애 연기에 대해 얘기를 가끔 나눴다”며 “우리는 포옹만 하는 거였는데도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우리보다 농도가 짙었던 ‘앤티크’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김혜성은 이현진과의 호흡에 대해 “둘 다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색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어떤 감정일까, 어떤 눈빛으로 볼까 많은 고민을 했고 김조광수 감독님께 계속 자문을 구했다”며 “감독님의 얘기를 들으면서 결국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이 바뀌었을 뿐, 그 감정은 모두 똑같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남자들처럼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과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김혜성은 “전에는 나도 동성애자들을 좀 이상하게 보는 편이었지만 촬영하면서 감독님을 보니 너무나도 밝고 유쾌하고 당당히 즐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며 “촬영 전 제작진과 게이바에도 갔는데 모두 너무 평범한 사람들이더라. 그들을 이상하게 봤던 내 생각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각보다 이 영화에 많이 관심 가져주시는 것을 보고 그런 인식들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 찍고 한 동성애자 남자분이 미니홈피로 ‘이런 영화에 출연해줘 고맙다’는 쪽지를 받고 뿌듯했다. 이 영화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주고 싶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더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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