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이탈리아와 4강전에서 1-2로 패했다. 직전 대회인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후반 41분 통한의 결승 골을 내주고 3·4위전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앞서 열린 4강전에서 우루과이에 0-1로 패한 이스라엘과 12일 오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3·4위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서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진격을 거듭해 4강까지 오른 김은중호는 3·4위전에서 이스라엘을 이기면 이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3위를 차지한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3·4위전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현 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은 3·4위전에서 폴란드와 연장 접전을 벌였지만 1-2로 아깝게 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성인대표팀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3·4위전을 치렀지만 터키에게 2-3으로 졌다.
스포츠에선 ‘우울한 2위보다 행복한 3위가 더 낫다’는 말이 있다. 2위는 대회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에서 패배의 눈물을 흘리지만 3위는 3·4위전을 이기고 마치 우승팀처럼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3·4위전에서 맞붙을 상대는 ‘복병’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이다. 처음 이 대회에 참가해 8강에서 우승후보 브라질을 연장 접전 끝에 3-2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기본적인 전력이 탄탄하다. 4강전까지 6경기에서 8골을 넣고 7골을 실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개최지가 아시아의 인도네시아에서 지구 반대편 남미대륙의 아르헨티나로 옮기게 된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도들이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유럽 예선을 통과한 이스라엘의 입국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것. 그러자 FIFA는 개막 개막 한 달여를 남기고 인도네시아의 개최권을 박탈한 뒤 아르헨티나를 새로운 대회 장소로 결정했다.
대표팀 주장 이승원(강원)은 “우리도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께서 잘해주셔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3·4위전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