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논란' 아육대, 아이돌의 열정은 '진짜다'

  • 등록 2018-09-30 오후 4:27:47

    수정 2018-09-30 오후 4:27:47

MBC ‘아육대’의 양궁에 출전한 레드벨벳 아이린(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걸그룹 레드벨벳과 트와이스의 양궁 대결. 레드벨벳 아이린은 침착하게 숨을 고르고 활 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10점 만점에 꽂혔다.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 레드벨벳이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추석 연휴 방송한 MBC 명절 특집 ‘2018 아육대’ 양궁의 한 장면이었다.

‘2018 아육대’(아이돌 육상 볼링 양궁 리듬체조 족구 선수권 대회)가 올해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추석 연휴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 출연진 팬들의 비난도 여전했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25일 1, 2부, 26일 3, 4부가 각각 방송된 ‘2018 아육대’는 신설한 종목인 족구가 지루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인기 스타들에 집중된 편집이 문제가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따지고 보면 매번 논란이 제기되지 않은 적은 거의 없다. ‘아육대’는 지난 2010년 시작돼 MBC의 간판 명절 특집으로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중심이 돼 평소 무대에서 선보인 노래와 퍼포먼스가 아닌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기량대결을 펼쳐 팬들과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반면 스포츠가 내용이다 보니 출연진이 부상을 당하고 이로 인해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획사들에서는 방송사 눈치를 보느라 울며 겨자먹기로 출연을 시킨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억지로 출연을 했다는 말들이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비롯한 출연진은 아육대 출연 확정을 전후해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 각각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이너 초빙은 소속사에서 먼저 나서거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소속사에 요청해 이뤄진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욕심이 없다면 하지 않았을 일이다.

스타들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겠지만 육상을 제외한 볼링, 양궁, 리듬체조, 족구 등 대다수 종목들은 평소 취미 활동이 아니라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배우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면 그건 승부욕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아육대’가 넘치는 열정을 해소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양궁이 대표적인 예다. 객석의 많은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는 상황. 더구나 승패가 엇갈릴 법한 마지막 한발이라면 활을 쏘는 당사자는 국가대표라도 떨릴 수밖에 없다. 당시 준결승에서 양팀의 마지막 사수로 나선 쯔위와 아이린이 받을 압박은 컸을 터다. 한발 한발이 살얼음판이었을 게다. 그런 상황에서 쯔위와 아이린 모두 높은 점수를 올렸다. 연습과 함께 무대에서 익힌 대범함이 뒷받침된 결과다.

특히 시청률 1%도 안되는 음악순위프로그램은 ‘출연기회’라는 관문을 뚫기도 어렵다. 그런 신인 아이돌 그룹들에게 ‘아육대’는 그나마 출연 관문은 열려 있다. 더구나 열심히 한다면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이번 ‘2018 아육대’에서 리듬체조에 출전한 엘리스 유경, 에이프릴 나은 등은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선보이면서 자신과 소속 그룹의 주목도를 높이는 성과도 거뒀다. 스스로 ‘아육대 출연’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아육대’에서 보여준 실력, 기량은 ‘열정’의 다른 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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