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 새얼굴·새코너로 돌파구 모색…전망과 과제

  • 등록 2009-11-24 오전 11:40:18

    수정 2009-11-24 오전 11:41:00

▲ 김영희 PD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오는 12월6일부터 새롭게 선보일 코너들과 MC진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MC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은 각각 SBS ‘일요일이 좋다’의 1부 ‘패밀리가 떴다’와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에 출연 중이고 과거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터줏대감이었던 이경규도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으로 옮겼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좌우한다는 인기 MC들 중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그만큼 좁아졌다. 또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시간대는 이미 ‘패밀리가 떴다’와 ‘1박2일’이 양분하고 있어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파고들 틈은 좁다.

그런 상황에서 ‘쌀집아저씨’ 김영희 PD가 이끄는 새로운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내세운 것은 새 얼굴과 새로움이다. 여기에 단순한 웃음뿐 아니라 ‘의미’까지 덧붙였다.

김영희 PD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새 단장을 하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코너들과 MC 일부를 공개했다.

 
▲ 김현중 정용화 정가은 황정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좁아진 인기 MC 활용폭 신세대 새얼굴로 돌파

SS501의 김현중과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 출연 중인 정용화,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황정음, ‘롤러코스터’의 정가은 등이다.

물론 김용만과 탁재훈, 신동엽 등 경험 풍부한 MC들과 부상 중인 신정환도 회복 후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MC로는 생소한 얼굴들이 적지 않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강선생님’에서 인기를 끈 안영미도 지상파 버라이어티프로그램에서는 처음으로 MC를 맡았다. 개그맨 김현철도 출연한다.

기존 인기 MC들을 캐스팅할 수 없다면 아예 새로운 얼굴들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출연진이라면 MC로서 ‘끼’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에게 주는 재미가 신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새 출연진은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인기를 갖췄다.

게다가 새로 MC 입문을 하는 출연진은 기존 인기 MC들에 비해 출연료가 낮다. 당연히 제작비 중 출연료로 지출되는 액수가 줄어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지는 마련됐다.

◇ 자극적 웃음 대신 따뜻한 즐거움 '차별화'

새 코너들 역시 대표적인 공익적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가 간다’ 등을 연출했던 김영희 PD의 색깔이 묻어나면서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을 갖췄다.

‘헌터스’는 국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사냥을 소재로 한 코너다. 천적의 멸종으로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끼쳐 정부로부터 올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2만 마리 포획 허가가 난 멧돼지의 개체수 조절 필요성을 설명하고 사냥하는 내용이다.

‘우리 아버지’는 집안을 이끄는 가장이지만 어느 새 집안에서는 실종된 듯한 이 시대의 아버지들을 퇴근길이나 회식 중에 찾아가 가족들에게 아버지의 일상을 소개하고 아버지를 다시 한번 인식시키는 코너다.

‘단비’는 MC들이 국내뿐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지의 사랑과 도움이 필요한 곳을 정한 후 어떻게 도와줄지 회의를 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나눔문화에 동참하고 있지만 이를 예능프로그램에 도입했다는 점에서 어떤 재미를 줄지 관심을 끈다.

이런 코너들은 연예인 일색에 사생활 폭로, 약간의 막말 등으로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웃음을 선사하는 요즘 예능프로그램 트렌드에서 벗어나 있다. 김영희 PD는 “따뜻한 즐거움으로 경쟁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를 이뤄 승부를 걸겠다”고 설명했다. ‘해피선데이’, ‘일요일이 좋다’와 엇비슷한 콘셉트의 코너들로 한동안 시청률 경쟁에서 뒤처졌던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이런 코너들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한동안 시청률 부진을 겪으면서 ‘좋은 몸 나쁜 몸 이상한 몸’ 코너의 경우 지난 8월 2개월여 만에 종영시키는 등 조급증을 보여 왔다. 하지만 경쟁 프로그램들이 큰 격차로 시청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도 전세를 쉽게 뒤집을 수는 없다.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보다는 진득하게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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