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 콜센터의 계약직 센터장 세연(김호정 분)은 업무실적과 정규직 채용을 빌미로 자리를 위협받는다. 세연의 콜센터에서 현장 실습을 하게 된 19살의 준(윤찬영 분)은 사진이라는 자신의 전공과는 너무나도 무관한 일에 적응하지 못한다. 여느 날처럼 늦은 밤까지 독촉 전화를 하던 준은 얼떨결에 직접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도저히 못 하겠다며 울먹이며 세연에게 전화하고, 세연은 어떻게든 돈을 받아오라며 준에게 윽박지른다. 그날 밤, 유서를 남긴 채 사라진 준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세연에게는 준으로부터 사건의 단서가 담긴 메시지가 하나씩 도착한다.
‘유리정원’ ‘마돈나’ ‘명왕성’ 등의 작품들을 통해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주제의식으로 공감을 이끌어낸 신수원 감독의 새 영화. ‘젊은이의 양지’를 통해 무한경쟁 사회에서 희망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의 서글픈 현실을 비춘다. 이 시대의 청춘에게 전하는 어른들의 반성문.
1990년대 실제 일었던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말단 여성 직원 세 사람이 회사의 비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통해 강자를 상대로 ‘맞장’을 뜬 약자들의 통쾌한 승리를 그린다. IMF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 개인의 멋과 개성을 중시하던 문화가 꽃을 피운 1990년대에 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고증으로 눈과 귀도 즐겁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유쾌한 레트로 영화.
감독 이종필. 러닝타임 11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 10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