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로 논란' 부추긴 바이럴 마케팅, '불법' 기준은?

  • 등록 2018-05-01 오전 8:16:56

    수정 2018-05-01 오전 8:16:56

닐로(사진=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닐로 논란을 계기로 가요계 ‘바이럴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관건은 어디까지가 가능한 방법이고 ‘불법’은 어느 정도 수위냐다. 바이럴 마케팅에 ‘불법’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소셜미디어, 이메일 등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대중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제품이 홍보되도록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는 마케팅 기법이다. 인터넷상에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확산된다고 해서 바이럴(viral) 마케팅 혹은 바이러스(virus)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가요계에서는 각 기획사들이 소속 가수의 컴백을 홍보하거나 근황을 전할 때 각종 영상, 이미지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펼쳐왔다. 기본적 아이돌 그룹의 경우 컴백 콘셉트를 담은 멤버 개인별 이미지와 단체 이미지를 SNS 공식 계정에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뮤직비디오 예고편으로 티저 영상을 선보이며 컴백을 예고했다. 컴백에 맞춰 팬, 대중의 기대감을 높이고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 SNS 영상 콘텐츠 홍보는 정당

최근에는 모바일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이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신호대기남’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콘텐츠에 담긴 마크툽과 구윤회의 ‘메리 미’가 발매 3년 만에 차트 역주행을 했다. 영상은 멈춰선 차량 내부의 일부분과 정지 신호등만 보여준다. 운전자인 듯한 남성이 노래를 부르는 게 전부다. 이 남성은 가수 못지 않게 노래를 잘 불러 네티즌의 마음을 빼앗았다. 일명 ‘일소라’로 불리는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라는 제목의 영상도 데뷔를 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노래를 홍보하는 창구다.

닐로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는 닐로 홍보에 이 같은 SNS 콘텐츠를 활용한 게 전부라고 밝혀왔다. SNS 음악 페이지 ‘너를 위한 뮤직차트’, ‘감성플레이어’ 등을 직접 보유해 운영하고 있고 ‘요즘 핫하다는 노래’ ‘역대급 노래 동영상’ 등은 제휴 관계라며 자신들이 바이럴 마케팅에 특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바이럴 마케팅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닐로 사태’와 이데일리의 음원 사재기 실태 보도에 맞춰 “음원 사재기 또는 차트 순위에 영향을 끼치는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된다면 대중의 음악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동종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낸 (사)한국매니지먼트연합(회장 신주학, 이하 한매연)도 “바이럴 마케팅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바이럴 마케팅은 대부분의 가수 소속사들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기도 하다.

◇ 효과 극대화 위해 댓글 조작 했다면 ‘불법’

문제는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동원한 방법들이 있느냐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특정 기획사가 문제라고 할 만한 증거가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최근 드루킹 사태를 보면 가요계에서도 댓글 조작 등이 가능하지 않았을지 하는 의심은 든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 만든 영상 콘텐츠, 해당 음원을 제대로 접하지도 않고 긍정적인 댓글을 달아 호감도가 높은 것처럼 조작할 가능성이다. 일반 대중은 해당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음원 사이트에서 한번이라도 접속해볼 여지가 높아진다.

선종문 선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를 근거로 법에 위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종문 변호사는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와 함께 차트를 운영하는 음원 사이트 등에서는 댓글 조작이나 음원 사재기 등으로 순위에 인위적으로 개입한 사람들에 대해 업무방해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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