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유재명, 동룡父와 다크나이트 사이

  • 등록 2017-07-30 오전 11:56:33

    수정 2017-07-30 오전 11:56:33

사진=‘응답하라 1988’, ‘비밀의 숲’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비밀의 숲’의 설계자는 유재명이었다.

지난 29일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토일 미니시리즈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 15화에선 이창준(유재명 분)과 윤과장(이규형 분)의 묘한 관계가 드러났다.

윤과장은 황시목(조승우 분)에게 브로커 박무성(엄효섭 분)을 살해하고, 김가영(박유나 분)을 위협한 이유를 밝혔다. 윤과장의 어린 아들이 버스 사고로 사망했고, 그 배후에는 박무성과 박무성의 청탁을 받은 과거 검사장이 있었다. 영은수(신혜선 분) 살해 혐의만은 부정했다.

황시목은 수상한 점들을 발견했다. 윤과장이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점, 그가 공항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점 등에 주목했다. 은수의 아버지 영일재(이호재 분)가 숨겼던 증거를 바탕으로 한조 이윤범(이경영 분)의 비서 우실장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제야 황시목은 이창준이 모든 사건의 설계자임을 파악했다. 이창준은 이창준대로 윤과장이 검거되자 빠르게 움직였다. 아내의 돈을 장학재단으로 돌리고 장인 몰래 은행 매각을 서둘렀다. 모든 것이 이창준이 그리는 큰 그림이었다.

그동안 유재명은 생활 연기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tvN ’응답하라 1988‘(2015)에선 엄격한 학년주임이자 푸근한 이웃이었고, JTBC ’욱씨남정기‘(2016)에선 지질한 사장이었다. tvN ‘굿와이프’에선 자신의 장애를 이용하는 영리한 변호사였고, SBS ’질투의 화신‘에선 로맨틱한 중년 아나운서였다. ’비밀의 숲‘에 이르러 의뭉스러운 캐릭터로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다. 방송 내내 선보인 멋진 슈트도 한몫했다.

이창준은 다양한 색을 가진 인물이다. 완전히 악하지도, 완전히 선하지도 않았다. 한때 황시목이 롤모델로 삼을 만큼 정의로운 검사였으며, 현재는 장인의 비호를 받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란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카리스마와 비정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스승 영일재나 아내 이연재(윤세아 분) 앞에서만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포함해 구악을 청산하려는 듯한 이창준의 움직임에 일부 시청자는 ‘다크나이트’(어둠의 기사)란 애칭을 붙여주고 있다.

최종화는 진실을 밝히려는 황시목과 뜻한 바를 이루려는 이창준의 대결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말을 떠나 유재명의 재발견은 ‘비밀이 숲’의 성과인 셈이다.

‘비밀의 숲’ 최종화는 30일 오후 9시 방송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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