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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 속 명대사로 대중의 마음에 강제 소환된 배우가 있다. 강수연이다. 연예계 주당으로 꼽히는 그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들과 갖는 술자리에서 종종 저 말을 했다고 한다.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은 영화의 맛을 살려준 결정적 한 마디를 제공한 자격으로, 최근 강수연에게 사례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마음과 마음이 오간 관계는 역시 ‘소주’로 합의가 됐다고 한다.
2015년 여름, 자신의 소신과도 같았던 대사 한 줄로 대중의 심장을 뛰게한 그가 바람이 서늘해진 가을에 영화계의 심장을 뛰게 한다.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과 영화제를 이끈다. 인생의 대부분 영화에 쏟아부은 존재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를 이끄는 중심에 그의 이름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대중의 관심은 환기됐다. 지난해 영화 ‘다이빙 벨’ 상영과 관련해 정치적인 이념 논란에 휩싸이고, 부산시와의 갈등으로 예산 문제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었던 BIFF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등장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강수연은 “내가 계획한 인생 중 배우 말고는 없었고, 영화제 집행위원장도 마찬가지로 제 머릿 속에 없었다”며 “영화제를 통해 작가들을 발견하고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에 보탬이 되면 배우로서도 보람될 것이고 영화배우 강수연으로서도 도움 되지 않을까라는 판단에 집행위원장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강수연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영화를 완성도로 골랐기 때문이고 이 방침은 변함없을 것이다”며 “정치나 검열, 자국의 조치에 상관없이 예술적 완성도로 영화를 선정할 것이다”는 신념을 강조했다. 이어 “이미 대한민국의 영화제가 아니고, 아시아 최대영화제고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제가 됐다”며 “영화제가 성향, 정치, 상업 등 어떤 편향에 치우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결국은 예술적 완성도가 중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이런 굳은 심지 덕에 BIFF 측은 한 시름 놓은 모양새다.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은 “힘들었던 당시 자포자기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강수연 덕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며 “많은 걱정과 의문이 있을텐데 힘을 합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10년의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하고, 앞으로 10년 걸릴 마스터 플랜을 제시하려한다”며 BIFF의 앞날에 대한 강수연의 강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BIFF는 강수연의 합류로 더욱 내실을 기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도 늘렸다. 개막작 선정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드러났다. 올해 BIFF 개막작은 인도에서 독립영화제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모제즈 싱의 감독 데뷔작 ‘주바안(Zubaan)’이 선정됐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을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20회 BIFF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75개국에서 초청된 영화 304편이 해운대와 센텀시티, 중구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강수연의 집행위원장 임기는 2018년 7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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