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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라는 점에서다. 그는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어. 그는 타구단에서도 탐을 낼 수밖에 없는 타자다.
2015시즌을 준비하는 김현수가 올시즌 후 맞게 될 FA, 그리고 해외진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해외진출? 우승이 더 간절해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해외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한다. 김현수도 물론 그렇다.
그는 “일본, 이런 곳에 오는 것도 꿈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돈보다는 환경이 더 중요한데, 솔직히 여긴 한국보단 야구하기 더 좋은 환경이다. 한국은 이것저것 도와줘야 할 것들이 많은데 일본은 다 갖춰져있는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집중해서 할 수 있다”고 해외 진출을 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직 해외 진출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 김현수는 “현재로선 해외진출을 단정 지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승하고 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에이전트가 할 문제다. 가장 중요한 건 올 시즌 잘 치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중요한 건 해외진출 여부보다 시기다. 아직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이뤄내지 못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김현수는 “팀에서 하고 싶었던 걸(우승) 못 이뤘기 때문에 그래서 FA를 뒤로 미뤄두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현수가 내년 시즌 국내에 남는다고 가정한다면 가장 관심사는 몸값이다. 프로는 몸값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다. 그를 두고 벌써부터 “100억 시대를 기대해봐도 좋다”는 예상까지 흘러나오는 이유다.
김현수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것에 대해 숫자로 말할 수 있을지,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목표가 생길까에 대해선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1억, 혹은 10억을 주더라도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했을 때, 불의의 사고로 1년을 쉬어야한다고 하자. 그때도 자신을 믿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팀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가 숫자에 신경 쓰지 않는 이유다.
그는 “지금 연봉도 솔직히 충분하다.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 연봉 1,2억을 받을 때도 많이 부족하다고 못 느꼈다. 야구는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돈을 쫓아간다는 말이 난 제일 싫다”면서 “지금은 내가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입장이라 내가 저연봉을 받았다면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싶지만 나는 야구가 좋아서 하고 있으니까 내가 언제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구단의 믿음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내가 정말 이 팀에서 크게 부상을 당하더라도 재기를 도와줄 수 있는, 구단의 진정성 말이다. 은퇴는 내가 정말 마음먹었을 때 하고 싶으니까…”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 FA 최고 기록 갱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어렸을 때만 해도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을까”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긴 했지만 그는 결국엔 본질로 돌아갔다. 야구다.
▲타구단 이적? 내가 동료들을 떠날 수 있을까
FA를 앞둔 김현수에 대한 또 하나의 가능성. 타구단으로의 이적이다.
김현수는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두산 유니폼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현수의 모습을 스스로 상상은 해봤다고 했다. 머릿속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은 없다고 했다. 정든 두산, 그리고 좋은 동료들, 팬들의 함성소리를 과연 떠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김현수는 “물론 상상은 해봤다. 이 팀이 그리울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룸메이트를 했던 (박)건우, (허)경민이, (양)의지 형 등 그런 사람들을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내가 과연 건우랑 이야기 안하고 살 수 있을까. FA가 되서 그게 가능할까, 꼭 남아야겠다 이런 생각보다 사람들의 응원소리, 함성소리가 그리울 것 같다. 사실 다른 유니폼을 입는 건 상상이 쉽게 되는데 여기 자체를 떠난다는 게 상상도 되지 않는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어도 잠실로 와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말했다.
이것이 2015시즌 FA를 준비하는 김현수의 솔직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