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PD "김태원 위암 소식 악몽..이경규도 울더라"

  • 등록 2011-02-27 오후 3:41:11

    수정 2011-02-27 오후 3:44:08

▲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김태원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악몽 같은 한 달이었다"

부활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위암 수술 소식에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자의 자격')신원호 PD가 한 말이다.

김태원의 위암 진단 소식은 제작진에게도 충격이었다. 건강에 소홀한 중년을 위해 4대 암 특집을 진행했지만, '남자의 자격' 멤버의 암 진단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신 PD는 "정말 막막했다"는 말로 김태원의 암 진단 소식을 병원으로부터 통보받았을 당시를 회상했다.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지난 1월 중순께 서울의 S 종합병원에서 위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김태원이 위암 초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신 PD는 "김태원 씨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김태원이 충격에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지도 몰라서다. 제작진은 이에 '남자의 자격' 맏형인 이경규를 찾았다. 그리고 당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 중이라던 김태원을 녹화 끝나고 이경규·메인 작가 등 셋이 만나 병원 검사 결과를 김태원에게 어렵게 전했다. 그리고 수술 받을 것을 김태원에 권유했다. 제작진도 이경규도 힘든 하루였다. 신 PD는 "도저히 혼자 말할 자신이 없어 이경규 씨를 찾았다"며 "이경규 씨도 눈물이 없으신 분인데 훌쩍 훌쩍거리시더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위암 소식을 접한 김태원의 반응은 어땠을까. 신 PD는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덤덤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수술받기 전 여러 감정이 교차한 것 같더라"고도 했다. 그리고 "수술 끝나고 인터뷰를 했는데 '어차피 병에는 걸린 거고 무너지지는 말자'라고 하더라"며 "위엄을 지키고 싶어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행히 김태원의 수술은 잘 끝났다. 수술 후 몸 상태도 양호하다. 김태원이 위암 진단을 받았지만, 다행히 초기였고 개복 없이 내시경 수술을 해 회복도 빨랐다. 종양도 완벽히 제거된 상태다.

하지만 제작진에게는 숙제도 있었다. 김태원의 위암 진단과 수술 과정을 방송에 내보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신 PD는 "방송을 떠나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라 정말 고민이 많았다"며 "솔직히 자신의 초음파 사진이 나가는 것도 불편할 수 있는데 가족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암 사실을 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래서 방송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초반에는 안 내보내려고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제작진을 설득한 건 김태원이었다. 김태원이 '나도 모르고 지나갔으면 큰 일 날 뻔 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중년들에게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쳐주고 싶다'는 의견을 내 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는 게 신 PD의 말이다.

김태원의 위암 진단과 수술 에피소드는 이에 27일 '남자의 자격'예고편에서 첫 방송 된다.

▶ 관련기사 ◀ ☞네티즌 "김태원 위암 수술, 충격적" ☞'남격' 김태원, 위암 판정 2차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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