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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개막을 앞둔 2010 남아공월드컵은 치열한 우승 경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색 볼거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나 '월드컵 스토리'와 '가족 이야기'가 함께 엮인 재미난 사연들도 여럿 있어 눈길을 끈다. '바늘구멍'보다도 좁은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친형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려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졌고,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본선 무대를 밟는다.
아울러 장인이 감독으로, 사위가 선수로 뛰는 희귀한 케이스도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관전의 흥미를 더할 '가족 이야기'를 사례별로 묶어 살펴봤다.
◇형제, 함께 그라운드에 서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팀 동료로 그라운드를 밟는 형제는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에 있다. 수비수인 형 콜로 투레(맨체스터시티)와 중앙미드필더 야야 투레(바르셀로나)가 주인공들이다. 두 선수 공히 자신의 포지션에서 수준급 기량을 인정받는 스타들이자, 자국대표팀의 주축 역할을 맡고 있는 영웅들이기도 하다.
투레 형제가 조국 코트디부아르의 우승을 위해 마음과 힘을 합친 것과 달리, 형제지간이면서도 서로에게 창을 겨눈 사나이들도 있다. 가나대표팀의 미드필더 케빈 프린스 보아텡(세비야)과 독일대표팀의 장신 수비수 제롬 보아텡(함부르크)이 그들이다. 두 선수 모두 가나계 독일인이지만, 형인 케빈 프린스가 '혈통'을 선택한 것과 달리 동생 제롬은 나고 자란 독일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조별리그서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다. 독일과 가나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서 나란히 D조에 속해 있다. 특히나 가나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형 케빈 프린스의 경우, 리그 경기 도중 독일대표팀의 '전술 핵' 미하엘 발락(첼시, 부상으로 불참)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힌 장본인이라 독일 팬들에게서 '원흉'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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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선수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케이스는 제법 있다. 우리나라의 차범근(수원삼성 감독)-차두리(프라이부르크) 부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감독으로, 아들이 선수로 함께 월드컵에 참가한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체자레 말디니가 이탈리아대표팀 감독으로,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가 선수로 본선 무대에 나선 것이 좋은 예인데, 이번 월드컵에는 비슷한 사례가 두 건이나 있다.
우선, 미국대표팀에는 밥 브래들리 감독과 미드필더 마이클 브래들리(보루시아 뮌헨글라드바흐) 부자가 함께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아들 마이클이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기량을 인정받는 선수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슬로바키아의 블라디미르 바이스 부자는 이름까지 같아 더욱 눈길을 끄는 케이스다. 아버지 블라디미르 바이스 감독이 아들이자 미드필더인 블라디미르 바이스를 지도한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국가대표팀 선수를 역임한 할아버지의 이름 또한 블라디미르 바이스였다는 사실이다. '블라디미르 삼대' 중 2세와 3세가 함께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특히나 '선수' 블라디미르 바이스는 볼튼원더러스에서 오른쪽 날개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이청용과 포지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리 축구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특이하게도 장인 감독이 선수 사위를 데리고 월드컵 무대에 나선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B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를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주인공들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세계축구의 레전드로 손꼽히는 불세출의 영웅이지만, 이렇다 할 지도자 이력도 없이 갑작스럽게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돌출 행동'을 선보이는 마라도나 감독은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지만, '시한폭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장인을 돕기 위해 사위 아구에로가 남아공에 동행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서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스타이며, 최근 종료된 2009-10시즌에서 소속팀 A.마드리드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영웅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내에 강력한 공격자원들이 즐비해 선발 출장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그라운드를 밟을 경우 제 몫을 해낼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나 지난 2월 마라도나의 딸 지안니나와 아구에로 사이에서 아들(벤하민 리오넬 아구에로)이 태어나는 등 가족 경사도 겹친 상태라 장인과 사위의 월드컵 무대 선전 여부가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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