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하게 엇갈리는 히딩크, 맥클라렌 감독의 명암

  • 등록 2007-10-18 오후 10:09:11

    수정 2007-10-18 오후 10:13:16

▲ 히딩크 감독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승부의 세계에서 승장과 패장에게 엇갈리는 명암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과 스티브 맥클라렌 잉글랜드 감독의 그것은 ‘극과 극’이라고 할만하다.

승장 히딩크 감독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축하를 보낸 것은 물론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명장’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반면 맥클라렌 감독은 잉글랜드 언론의 혹독한 비난을 받으면서 경질 위기에 몰려 있다.

양 감독의 명암이 갈라진 것은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츠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08 E조 예선. 러시아는 전반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교체 멤버 로만 파블류첸코가 4분 동안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터뜨린데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러시아는 6승3무1패(승점 21)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잉글랜드(7승2무2패, 승점 23)를 승점 2차로 바짝 추격하면서 본선 진출의 꿈을 부풀렸다. 러시아는 남은 이스라엘, 안도라와 경기에서 전승할 경우 잉글랜드가 마지막 남은 조 1위 크로아티아전에서 이기더라도 최소한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유로2008 본선에는 각조 1,2위 팀만 오를 수 있다.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를 이긴 뒤 이스라엘이나 안도라가 러시아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켜 주길 기대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 같은 결과에 러시아는 ‘환호’, 잉글랜드는 ‘허탈’과 ‘분노’일색이다. 이런 분위기는 양 감독에게 곧바로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까지 ‘승리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대표팀에 보낸 러시아에선 이날 승리를 ‘명장 히딩크가 그린 걸작’으로 표현하면서 히딩크 감독을 17세기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와 비교하기도 했다.

반면 ‘히딩크의 마법’에 걸린 맥클라렌 감독은 온갖 비난의 화살을 혼자 맞고 있다. ‘맥클라렌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경기였다’는 표현은 비교적 점잖은 편일 정도다. 잉글랜드 언론들은 유로 2008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맥클라렌 감독이 경질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후임 감독 후보들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에는 조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을 비롯, 러시아와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진 히딩크 감독까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남미 예선에선 브라질이 카카(2골) 등의 활약으로 에콰도르를 5-0으로 대파, 1승1무로 선두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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