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국가대표 경력 막 내리나

  • 등록 2007-06-18 오후 12:09:37

    수정 2007-06-18 오후 6:27:05

▲ 안정환 [뉴시스]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반지의 제왕’ 안정환(31, 수원 삼성)의 국가 대표 경력은 막을 내리는가.

지난 16일 K리그 경남전을 마친 수원의 주장 이관우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전날 발표된 2007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와 관련, 이관우는 "백지훈이 못 들어가는데 내가 어떻게 들어가겠는가“며 스스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하면서 대신 안정환을 거론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 함께 있었다. 결과를 본 정환이 형이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정환이 형이 뽑혀서 명예롭게 은퇴하기를 바랐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컵을 안정환이 지난 10년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명예롭게 정리하는 무대로 여기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달 초 영국 출신 축구 전문 프리랜서 존 듀어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대표팀에 뽑히지 않는다면 안정환의 국가대표 경력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시안컵이 끝난 뒤 안정환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렇다“고 밝혔다. 안정환의 국가 대표 이력이 더 이상 이어지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안정환은 지난 달 30일 성남과의 컵 대회 6강 플레이오프전을 마친 뒤 아시안컵 대표팀 선발에 대해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뽑아 준다면 영광으로 여기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았다. 스스로 아시아컵을 국가대표로서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상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극적인 골든골을 터뜨린 데이어 2006년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토고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켜 한국에 월드컵 사상 원정 첫 승을 안기는 등 한국 축구의 간판 골게터로 활약했던 안정환이었지만 이제는 명예롭게 국가대표 경력을 마무리할 시점을 따지게 된 셈이다.

사실 앞으로 안정환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올해에는 아시안컵 이후 예정된 A매치가 없는 상황. K리그 후반기를 통해 예전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내년 2월 시작하는 2010년 월드컵 대륙별 예선에 출전할 가능성은 있다.

물론 2010년 월드컵 본선까지 뛰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지만 현재 한국나이로 32세인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안정환 또한 태극마크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7년 4월 23일 중국과의 정기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안정환은 99년 6월 12일 멕시코와의 코리아컵에서 A매치 첫골을 기록하는 등 지난 10년간 A매치 65경기에 출장, 17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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