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KT위즈 외국인 에이스 오드라시머 데스파이네(34·쿠바)는 독특하다. 4일 휴식 후 등판을 유독 선호한다. 코칭스태프가 체력 안배 차원에서 추가 휴식을 주면 오히려 반발한다.
성적에서도 그같은 특징은 잘 나타난다. 올 시즌 데스파이네는 13승 9패 평균자책점 3.29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 8월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9월 이후 4승을 쓸어담으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데스파아네는 올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한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221에 불과했다. 시즌 평균자책점(3.29)·평균피안타율( .240)보다 훨씬 낮았다.
반면 5일 이상 쉬고 마운드에 올랐던 14경기에선 평균자책점(4.54)과 피안타율(.270)이 훨씬 치솟았다.
변화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슬라이더(4일:.163 / 5일 이상:.289), 체인지업(4일:.172 / 5일 이상:.240)도 4일 휴식 후 등판이 더 나았다. 유일하게 커브(4일:.190 / 5일 이상:.133)만 예외였다.
슬라이더만 놓고 보면 득점권 상황에서 4일:.071 / 5일 이상: .389로 피안타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데스파이네의 이같은 독특한 특징인 KT 입장에선 반갑기만 하다. 이강철 감독은 큰 문제가 없는 한 데스파이네의 루틴을 지켜주고 있다. 덕분에 다른 선발투수들이 하루, 이틀 더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팀 투수진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데스파이네는 등판하는 경기마다 긴 이닝을 소화한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183⅓이닝을 투구 이닝 전체 1위다. 지난해도 207⅔이닝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데스파이네가 많은 이닝을 책임지다보니 불펜진도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다. 데스파이네의 존재는 여러가지로 KT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