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들 "합숙훈련·소년체전 폐지, 체육 생태계 파괴될 것"

  • 등록 2019-02-13 오전 8:16:18

    수정 2019-02-13 오전 8:16:18

왼쪽부터 김주영 용인대교수, 신유빈 선수 학부모 신수현, 신아람 펜싱 국가대표, 김동현 역도 지도자. 사진=대한체육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합숙훈련과 소년체전 폐지 및 병역·연급혜택 축소 등 정부의 체육계 혁신 대책에 대해 체육계가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1일 오후 7시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 대강당에서 ‘전문 체육의 혁신 및 발전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는 유승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홍석만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위원, 신치용 국가대표 선수촌장, 신아람 펜싱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해 체육 행정가, 지도자, 선수, 학부모 3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주영 용인대학교 교수는 “소년체전은 전국체전의 축소판으로 점차 기록과 수준이 향상되며 우수한 국가대표 선수 양성에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운동을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한 선수들이 월등한 실력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년체전 폐지하게 되면 엘리트 체육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대한민국 스포츠가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크게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구 신동으로 알려진 신유빈 선수의 학부모인 신수현 씨는 “저희 딸이 1년에 한번뿐인 소년체전, 전국체전만 바라보고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면서 밤낮으로 열심히 했는데, 소년체전 폐지는 어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을 없애는 것과 같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신아람 펜싱 국가대표 선수는 “이번에 정부가 ‘합숙 폐지’와 같은 대책을 발표한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며 “20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합숙을 통해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고 꾸준한 컨디션 관리로 경기력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늦은 시간까지 훈련에 매진해도 귀가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합숙을 폐지하기 보다는 지도자 선발과정과 교육 감시 체계를 보완하고, 물의를 일으킨 지도자는 영구제명 등의 엄벌에 처벌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석만 IPC 위원은 “체육연금은 체육인들의 복지이며, 대한민국 체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 선수들의 생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장애인 선수들에게만 국한 된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연금이 폐지된다면 중증 장애인 선수들은 체육 활동을 통해 경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잃게 되고 결국 시설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들을 고려해 정부, 체육인, 체육행정가 등이 함께 고민해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배영 역도 지도자는 “정부가 혁신을 위해 선수촌을 개방하는 것이 쉬워보이지만 일반인들에게 노출이 되면 도난, 시설 유지·보수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군부대에서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절대 부대를 없애거나 개방하지 않는다. 아무런 준비없이 선수촌의 ‘개방’을 주장하기 보다는 마련하기 보다는 현재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승민 IOC 위원은 폐회사에 나서 “앞으로도 지도자, 선수, 학부모 분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려고 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오늘의 자리가 올바른 혁신이 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라며, 전문 체육 혁신 및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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