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진(사진=천상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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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버티는 건 자신 있어요.”
트로트 신예 배우진의 설명이다. 가수로서 성과를 얻는 게 얼마가 걸릴 지 모르는 일이라고 하자 이 같이 답하며 웃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발표한 데뷔곡 ‘온달과 공주’로 결혼식 축가 섭외를 받는 등 별다른 활동 없이도 신호는 빠르게 오고 있다. 올해 나이 40세.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것 아닌지 우려를 했지만 이제야 천직을 찾은 것인지도 모른다.
배우진은 가수 원미연이 제작한 신예다. 구두 매장에서 점원으로 시작해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까지 해봤고 4년여 간 보험 영업도 했다. 구두 매장을 운영할 때는 1개월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벌기도 했다.
그런 배우진이 일을 그만 두고 가수 변신에 나선 것은 어려서부터 가져온 꿈에 한번이라도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살던 친구의 형이 원미연 매니저인 천영민 천상엔터테인먼트 대표였다. 친구를 통해 천 대표에게 노래 한번만 들어봐달라고 부탁했다. 천 대표에 이어 원미연 앞에서까지 노래를 불렀다. 어려서부터 동경해온 가수가 된다는데 고민을 많이 할 이유가 없었다. 가수가 되기 위해 원미연이 내 건 조건이 체중감량이었다. 3개월 동안 13kg을 뺐다. 배우진은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내가 생각해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현직 연예인이 봤을 때는 흔한 말로 ‘견적이 안나오는 상태’였을 것”이라며 “감량을 통해 가수라는 꿈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신 것 같다. 처음 해본 다이어트였는데 잘 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 배우진(사진=천상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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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앨범 발표 직후에는 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가수가 되기 위해 일을 그만 두고 준비를 한 게 1년여다.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에 엎친 데 덮친 격이었을 게다. 활동을 시작도 못하고 위기를 맞았다. 그 기간에 친구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돼줬다. SNS에 ‘한맺힌 해물찜’이라고 올려놓으면 해물찜 집에서 만나자고 연락을 하며 사심없이 배우진의 새로운 출발이 성공적이기를 기원하는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 덕에 마음 졸이지 않고 음악에 대해 좀 더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배우진은 “초등학교 동창들인데 내게 용기를 많이 심어준다. 1년에 한번만 얼굴을 내비쳐도 되니 가수로서 좀 바빠지라고 한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가수는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갈 줄 알아야겠더라고요. 관객들이 보고 있다고 해서 내가 위축이 되거나 억지로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걸 배웠어요. 당장 ‘쟤 별로야’라는 평가를 받아도 제가 가수라는 이미지는 확고하게 심어드려야죠.”
가수로서 빠르게 적응해가는 모습이었다. 라디오와 각 지역 방송사들을 통해 차츰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게 긴장이 됐지만 어느 새 익숙해졌다. 자신의 앨범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이제 정말 내가 잘 해야 하는다’는 생각에 덜컥 겁도 났지만 어느 새 가수라는 직업이 몸에 뱄다.
“이 직업을 오래 유지하고 싶어요. 대중에게 배우진이라는 이름이 잊혀지지 않도록 해야죠. 남진 선생님같이 70세에도 멋있게 노래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