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창단, 순항? 총재에게 달렸다

  • 등록 2012-07-13 오전 11:25:00

    수정 2012-07-13 오전 11:25:20

선수협이 일단 KBO의 약속을 믿고 올스타전 보이콧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추후 10구단 문제엔 구본능 KBO 총재(가운데 말하는 이)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10구단 창단, 상황 종료? 이제 시작일 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13일 올스타전 보이콧 의사를 철회했다.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은 10구단 창단과 직접 연결돼 있는 사안이다. 선수협이 정상 참가를 결정했다는 건, 그만큼 10구단에 대한 논의가 진전을 보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실제 선수협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KBO의 10구단 창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강력한 의지, 실행 준비상황을 믿고 10구단 창단과 팬들을 위해 올스타전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10구단 창단의 강력한 의지, 창단일정, 창단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의 구성, 10구단 선정 절차, 1군 진입 기간을 명확히 전달받았다. 한국시리즈 직후 10구단 창단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 연내에 10구단 창단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의 목표는 최소 내년 시즌 개막전까지 10구단을 선정하고 2013년 드래프트에 참여시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10구단이 1군 리그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장밋빛이다. 하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선수협의 설명처럼 모든 것이 청사진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가장 분명한 사실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 뿐이다. 테스크포스 구성, 창단 일정 및 선정 절차 확립 등은 KBO가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더 이상은 아무것도 진행될 수 없다.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선수협이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도 이 부분이다. 밑그림은 나왔는데 색을 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선수협은 각서 등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진정성을 믿어보자는 분위기가 더욱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KBO와 선수협측 모임에는 구본능 총재가 직접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총재가 직접 나섰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보다 확실한 믿음을 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한 참석자는 “총재가 직접 나와 믿음을 주려 애쓰는 모습에서 마음이 흔들렸다. 한번 진심을 믿고 기대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일정에서도 구 총재의 노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등 돌린 이사회의 마음을 다시 10구단으로 돌려놓는 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총재의 권한이 크게 축소돼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대의 숙명을 지게 된 자리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사명을 다해야 한다.

올스타전 보이콧을 막은 것은 총재의 진심이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진심이 진정한 목표 달성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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