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특·은혁 1932일의 뜨거웠던 `라디오 입맞춤`(인터뷰)

5년 3개월 여만에 `슈퍼주니어 키스더라디오`하차
4일 마지막 생방송 `눈물 바다`
"학교 다니듯 이십대를 `슈키라`에서 보냈는데.."
  • 등록 2011-12-05 오전 10:47:04

    수정 2011-12-05 오전 11:11:02

▲ 은혁과 이특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뜨거웠고 애틋했다. KBS 쿨FM(89.1MHz)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슈키라`)4일 마지막 방송. 이특(28)과 은혁(25)은 5년 3개월이란 추억을 마감하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학교에 다니듯 이십 대를 `슈키라`에서 보냈다. 그만큼 내게는 소중했다." 은혁은 마지막 인사를 전하다 결국 테이블에 고개를 묻고 흐느꼈다. "인간 박정수를 느끼게 해 준 솔직한 두 시간이었다. 이제 그곳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슬프다." 이특도 제대로 말을 잊지 못했다. "마지막 키스하고 간다. 사랑합니다." 두 사람의 눈물 젖은 `쪽`소리가 전파를 타자 스튜디오 밖도 `눈물바다`가 됐다. 이특과 은혁의 라디오 마지막 진행을 보려 자정까지 스튜디오 밖에서 기다렸던 300여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쉬 자리를 뜨지 못했다. "`슈키라`는 DJ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지켜주는 거다." 이특이 청취들에게 지속적인 사랑도 당부했다.

이특과 은혁이 `슈키라`를 떠났다. 지난 2006년 8월21일 첫 방송 후 5년 3개월여 만의 하차. 긴 시간이 흐른 만큼 두 사람이 청취자들과 공유한 추억의 문신도 진했다. 이특과 은혁은 마지막 방송에서 그간 청취자들과 켜켜이 쌓아온 추억을 더듬으며 두 시간을 행복해했다. `슈키라`가 청춘의 성장통이었고 부부의 연을 맺게 해준 라디오였다는 청취자들의 고해성사(?)도 프로그램 게시판에 굴비 엮이듯 이어졌다. 두 멤버의 부모님과 슈퍼주니에 멤버 동해도 두 사람의 마지막 방송을 스튜디오에서 함께했다. 1932일간 짜릿하고 유쾌했던 이특 은혁의 `슈키라` 수다.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두 사람을 만나 못다 한 `슈키라` 얘기를 들었다.
▲ `슈퍼주니어 키스더라디오` 마지막 방송을 축하하기 위해 팬이 보낸 준 선물
-오랜 시간 함께 한 만큼 가족과 헤어지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이특: 사실 마지막 방송 직전까지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해외에 열흘간 공연을 다녀와 오늘(4일) 새벽 도착한 탓도 있고. 오히려 예전에 함께 한 라디오 스태프분들이 다 스튜디오에 오신걸 보고 조금 실감이 나더라. 방송 전 걱정은 됐다. 은혁이랑 화장실에서 들어가 마지막이 아쉬워 `방송 가지 말까`라는 농담까지 했다. 우리가 하차한다는 기살보고 울었다는 청취자들이 많더라.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라디오를 들었고 이문세 선배님이 10년 넘게 진행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떠난다고 했을 때 낙심이 컸는데 일부 청취자들이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것 같다.

▲은혁: 프로그램 게시판을 보니 어떤 청취자분이 초등학교 때 `슈키라`를 들어 고등학교까지 학창시절을 함께 했다며 고마워하더라. `슈키라`가 물론 우리한테도 소중했지만, 청취자분들에게도 추억의 큰 자리를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군대 갈 때까지 방송하고 싶었다." -아이돌 최장수 DJ였다. 그만큼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는 뜻이다. 하차를 결심하는 데 고민도 컸을 거 같다

▲이특: 솔직히 내 욕심 같아서는 지금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라디오의 매력은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만난다는 거다. 우리가 라디오를 계속 가려면 일주일에 5~6일은 녹음 방송을 해야 하는데 이건 청취자들에게 실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크를 놓은 거다. 난 군대가는 직전 날까지도 라디오 진행하며 `잘 다녀오겠다`고 하고 싶었다.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떠나 많이 아쉽다.
▲ `슈퍼주니어 키스더라디오`
"첫 방송, 아직도 생생..제야의 종소리 스튜디오에서 들었는데"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이특: 라디오 첫 방송 날이다. 그때 은혁이가 스무 살이었고 내가 스물셋이었다. 방송 직전 스튜디오 앞 시계가 오후 9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을 때 그거 보고 찍은 사진이 기억난다. 어제 일 같은데. 그리고 우리는 12월31일 제야의 종소리를 항상 스튜디오에서 들었다. 1부는 녹음으로 2부는 가요대제전 마치고 바로 스튜디오로 와 생방송으로 진행한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은혁: 첫 방송에서 어떤 게스트들이 나와 어떤 얘기를 했는지까지 다 기억난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다 생생하다.

-기억에 남는 청취자는

▲이특: 스승의 날 특집 때 나온 선생님과 제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뭔가 따뜻했다. 예전에 `별이 빛나는 밤에`에 학교 합창부 친구들 나와 노래 부르면 다음날 학교에서 이슈가 되잖나. 서로 그 얘기하면서. 그런 식으로 청취자들과 추억을 공유해간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은혁: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다.

-아쉬운 점은 없나

▲이특: 청취자들과 좀 더 직접적으로 교감을 못한 거 같아 아쉽다. 스튜디오 공개 녹화가 있으면 매번 100여 명이 넘는 팬분들이 찾아오신다. 예전에 라디오 진행하면서 `여러분 더우시죠?`하며 아이스크림을 쏜 적이 있다. 직접 스튜디오까지 찾아온 해외팬도 있는데 못챙겨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은혁: `슈키라`는 해외팬들도 많이 듣는다. 해외 공개방송을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 아쉽다.

-후임 DJ가 성민과 려욱이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특: 두 사람이 지난주 스페셜 DJ였는데 잘하더라. 다만, 두 사람에게 걸그룹 나오면 정신줄 챙기라는 조언을 해줬다.(웃음)

▲은혁: 안 그래도 려욱이 해외 공연 다녀오는 비행기 옆에서 많이 물어보더라. 그리고 확실히 여자 게스트 나올 때랑 남자 게스트 나올 때 마음 가짐이 다르다는 농담도 하고. 그래서 그런 거 티 내지 않고 리액션 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청취자들이 서운해할 수도 있으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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