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화두다. <가디언>등 영국 언론들은 이 표현을 앞세워 2008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하 네이션스컵)이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느라 한창이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가나에서 열리는 네이션스컵 본선에 무려 40명에 가까운 아프리카 출신 프리미어리거들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네이션스컵은 아프리카 대륙의 정상을 가리는 국가대항전. 아프리카인들의 잔치로만 볼 수 있지만 그 여파는 유럽축구, 특히 프리미어리그를 흔들 정도다. 많은 팀들이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대거 팀의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대회 개막 14일전부터 대표팀에 소집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당장 이번 주말 경기부터 주전들이 무더기로 빠지는 사태를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판도뿐만 아니라 겨울 이적 시장의 흐름에도 네이션스컵이 중심에 서고 있다. 각 구단들이 아프리카 선수들의 공백을 이적 시장을 통해 메우려 하기 때문이다. 소집부터 대회 폐막까지 한달 정도에 불과하지만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이 기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2007~2008 시즌 팀 운명이 갈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빅 4의 엇갈리는 명암
‘빅4’ 가운데 특히 선두 아스널과 첼시는 ‘아프리칸 엑소더스’의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아스널은 수비의 핵 콜로 투레, 엠마누엘 예보우에(이하 코트디부아르)와 미드필더 알렉산드레 송(카메룬)이 차출 멤버다. 명장 아르센 웽거 감독은 이 정도 공백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듯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은완코 카누와 로렌이 빠졌던 2002년과 역시 카누를 네이션스컵에 내준 2004년 모두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자신감에서 비롯 되는 것이다. 하지만 투레와 예보우에의 공백은 아스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힘들다.
반면 리버풀은 나빌 엘 자르(모로코)와 미드필더 모하메드 시소코(말리) 등이 빠지지만 주전급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예 네이션스컵과 연관된 선수가 없다. 구태여 관련 선수를 찾는다면 최근 영입한 마누초(앙골라) 정도인데 그는 현재의 맨유 전력과 별개의 존재다. 맨유로선 네이션스컵을 오히려 아스널을 제칠 수 있는 호기로 삼을 수 있다.
▲중하위 그룹, 더 괴롭다
비교적 선수층이 두터운 ‘빅4’보다 중하위권 팀들이 네이션스컵 탓에 겪는 어려움이 더 크다. 주전 공격수 은완코 카누(나이지리아), 베자니 음와루와리(짐바브웨), 미드필드의 핵 술리 문타리(가나), 존 우타카(나이지리아)를 내주는 포츠머스, 골게터 오바페미 마르틴스(나이지리아) 제레미 은지탑(카메룬), 압둘라에 파예, 하비브 베예(이상 세네갈)등이 빠지는 뉴캐슬, 조셉 요보, 야쿠부 아예그베니(이상 나이지리아), 스티븐 피나(남아공)가 이탈하는 에버튼의 사령탑들은 네이션스컵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특히 에버튼의 데이빗 모예스 감독은 2004년의 악몽을 잊지 못한다. 당시 에버튼은 수비수 요보가 네이션스컵에 출전한 사이 4패를 당했고, 네이션스 컵 이전까지 치른 29경기에서 세골 이상 내준 경기가 3경기 밖에 없었지만 대회 기간 중 불과 5일 사이에 두차례(맨유전 3-4패, 버밍엄전 0-3패)나 3골 이상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10일 영국의 언론은 일제히 한국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조재진이 포츠머스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 레드냅 감독이 직접 진행하는 트라이얼에서 완전 이적을 전제로 테스트 중이라는 것이다. 포츠머스행 여부는 트라이얼에서 조재진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여기서 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조재진이 입단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팀이 뉴캐슬이었고, 지금 트라이얼 중인 구단이 포츠머스다. 앞서 살펴 본 것처럼 네이션스컵에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 팀들이다. 물론 단지 네이션스컵에만 활용하기 위해 영입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잉글랜드 클럽들이 네이션스컵 기간 중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노려온 조재진으로선 네이션스컵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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