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노모는 끝났다?

  • 등록 2007-11-30 오후 2:35:56

    수정 2007-11-30 오후 2:41:53

▲ 노모 히데오 [로이터/뉴시스]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끔찍했다. 그는 끝났다. (Ugly… Awful… He’s done.)”

최근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노모 히데오(전 LA 다저스)의 피칭을 지켜본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논평이다. ESPN 칼럼니스트 제이슨 스타크는 30일(한국시간) 노모의 형편없는 윈터리그 성적을 소개하며 위의 평가를 인용했다.

노모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무승 2패 방어율 8.22를 기록 중이다. 7 2/3이닝 동안 12피안타 9실점(7자책)을 하고 있다. 볼넷 4개를 내줄 동안 삼진 4개를 잡았다.

방어율이 높은 것은 넘어가더라도 삼진 : 볼넷 비율이 1:1이라는 것은 투수로서 매우 좋지 못하다. 그리고 9이닝당 삼진 수가 4.69개밖에 안 되는 것도 나쁜 신호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8.74개 삼진을 잡은 스트라이크 아웃 머신이었다. 수치만으로 봐도 그의 구위가 크게 떨어졌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소화한 이닝이 7 2/3이닝밖에 안되므로 숫자로 나타난 결과를 너무 중시해서는 안되겠다. 하지만 그의 피칭을 직접 지켜본 스카우트의 평가는 충격적일 정도로 나빴다. ‘끝났다(done)’는 판단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베테랑 칼럼니스트인 스타크가 정기 칼럼에 인용한 것을 보면, 그 스카우트의 평가가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노모는 2004년 다저스에서 4승 11패 방어율 8.25, 2005년 탬파베이에서 5승8패 방어율 7.24라는 용서 받기 어려운 성적을 거둔 뒤 빅리그 무대에서 사라졌다. 지난해와 올해 2년 간 메이저리그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베네수엘라 리그에서 2004~2005년 메이저리그에서 올린 성적과 유사한 기록을 올리고 있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하겠다. 여러 면에서 봤을 때, 노모의 상황은 박찬호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좋지 않다.

노모는 한 때 좋은 투수였다. 단순히 ‘동양인으로서’ 좋았던 정도가 아니라 진정한 A급 메이저리그 투수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통산 9이닝당 삼진수가 8.74개로 9개에 가깝다. 9이닝당 삼진수가 10개가 넘었던 적이 3차례(95, 97, 2001)나 되며, 특히 신인이던 95년에는 9이닝당 11.10개의 삼진을 잡았다. 선발투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기록이다. ‘언히터블’이라는 형용사가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그는 95년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받았고, 95년(236개, 다저스)과 2001년(220개, 보스턴)에 최다 탈삼진 타이틀을 따냈다. 노히트노런을 2차례나 기록했으며, 특히 그 중 한 번은 쿠어스필드에서 기록을 세우는 기적을 일으켰다. 메이저리그 통산 123승 109패 방어율 4.21, 1,915탈삼진을 기록했다.

전성기엔 대한민국 국민의 미움(?)을 받던 노모가 사양길에 접어든 이후 동정 어린 성원을 받고 있다. 빅리그 복귀라는 꿈을 위해 망신스러움을 개의치 않고 어려움을 무릅쓰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시안 메이저리거의 선조 격인 노모와 박찬호가 내년에 멋지게 부활하는 모습이 기다려지지만, 기대가 현실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는 끝났다’는 스카우트의 냉엄한 판단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한 시대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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