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장점도 허상이었다’ 클린스만, 운명의 날 밝았다... 정몽규 모습 드러낼까

15일 오전 11시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클린스만 거취 논의
아시안컵 실패와 함께 유일한 장점으로 알려졌던 선수단 관리도 낙제점
경질 여론 모였으나 정몽규 회장의 결단 필요
  • 등록 2024-02-15 오전 9:42:11

    수정 2024-02-15 오전 9:42:11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2일(현지시간) 대표팀이 훈련하는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차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동행 여부가 판가름 난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과 클린스만 감독,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감독(한양대), 박태하 감독(포항스틸러스), 조성환 감독(인천유나이티드), 최윤겸 감독(충북청주), 곽효범 교수(인하대), 김현태 전력강화실장(대전하나시티즌), 김영근 스카우트(경남FC), 송주희 감독(경주한수원)이 참석한다. 이중 미국에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박태하 감독, 조성환 감독, 최윤겸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1차 목표로 꼽았다. 대회 직전까지도 우승을 외치며 자신감을 보였다. 뚜껑이 열리자 말뿐이라는 게 드러났다. 여전히 하고자 하는 축구를 알 수 없었고 전술은 무색무취했다.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하며 꾸역꾸역 생존했으나 한계를 맞았다.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라고 호언장담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태도를 바꿨다. 그는 요르단과의 4강전 패배 후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협회와 논의하고자 한다”라며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귀국한 뒤 10일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직접 회의에 참석해 자기 어필을 해도 모자랄 판이나 떠났다. 책임감도 감독직에 대한 미련도 없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한 장점으로 여겨지던 선수단 관리도 무참히 박살 났다. 요르단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선수단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알고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 전술도 없는 데 이젠 장점이라고 할 것도 없어졌다. 동행 명분도 없다.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정권자는 정몽규 협회장이다. 지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불참한 정 회장은 임원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으나 여전히 망설이는 모습이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점은 부임설이 돌 때부터 많은 언론, 팬들이 우려하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전력강화위원을 통해 지도자를 추천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 협회장 4선에 도전하려는 그가 클린스만 감독 경질 결정을 내린다면 실수를 인정해야 하는 셈이다. 또 자신을 향해 불어닥칠 책임론과도 마주해야 한다.

정 회장을 비롯한 협회는 요르단전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으나 한마디도 하고 있지 않다. 협회 역시 문의 전화는 받지도 않은 채 선수단 불화만 인정하고 다시 사라졌다.

한국 축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에 열렸기에 다음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2년 4개월에 불과하다. 가깝게는 당장 내달 21일과 26일 태국과 홈, 원정을 오가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리더라면 숨고 누군가를 방패막이 세울 게 아니라 제일 앞장서서 의견을 밝히고 궁금증에 대한 답을 해줘야 한다. 축구 팬들은 그를 대신해 충분히 부끄러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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