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흥국생명과 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 대결을 펼친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잇따라 이기고 손쉽게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3위 후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도로공사는 벼랑 끝에서 홈 3, 4차전을 이기고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마지막 5차전에서 최종 우승팀이 가려지게 됐다. 여자 프로배구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이 최종전까지 간 것은 2005~06, 2011~12, 2013~14시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2005~06시즌은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에게 1승 2패에 몰렸지만 4, 5차전을 이겨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2011~12시즌에는 인삼공사가 현대건설을 상대로 1, 3, 5차전을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2013~14시즌에도 GS칼텍스도 IBK기업은행을 4, 5차전에서 연파하고 극적인 우승을 이뤘다.
이번 시즌은 여러가지로 최초 기록이 세워졌다. 1, 2차전을 먼저 내준 뒤 3, 4차전을 이기고 마지막 경기까지 온 것은 도로공사가 처음이다. 만약 도로공사가 마지막 5차전까지 이기고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다면 더 놀라운 ‘최초’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반면 흥국생명이 도로공사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면 통산 4번째 통합우승을 이룬다. 이는 여자부에서 단연 으뜸 기록이다. 여자프로배구 역사상 2번 이상 통합우승을 거둔 팀도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현재 기세만 놓고 보면 벼랑 끝에서 살아난 도로공사가 훨씬 앞서 보인다. 1, 2차전 패배 후 바닥까지 떨어졌던 자신감이 이제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4차전을 마친 뒤 “선수들이 하나라도 건져 올리려는 모습에서 승리가 가능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전문가들도 우리 팀을 5, 6위로 예상했는데 이변을 만들었고, 챔피언결정전도 여기까지 왔다”며 “이제는 0% 가능성에 도전할 만하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5차전이 김연경의 흥국생명 유나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승부욕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다. 김연경은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정규리그 중에는 은퇴 고민을 진지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승부의 변수는 체력이다. 두 팀 선수들 모두 하루걸러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하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도로공사는 말할 것도 없고 흥국생명 선수들 역시 4차전에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무뎌진 모습이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정규시즌 기록은 의미가 없다. 경기 당일 집중력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김종민 감독은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많이 끌고 왔다”면서도 “선수들 모두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그 부분이 염려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4차전 패배 후 “우승이 두려운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찬스를 놓치는 것이 아쉽다”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한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50대50 상황에서 이기는 것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홈팬들이 많이 도와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