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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지난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준준결승(8강)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97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누르고 4강에 오르는 위업을 이뤘다.
이어 열린 8강전에서는 페더러가 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를 3-0(7-6<7-1> 6-3 6-4)으로 꺾고 4강행 막차를 탔다. 이로써 남자단식 4강은 정현-페더러,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카일 에드먼드(49위·영국)의 대결로 압축됐다.
페더러는 ‘테니스 황제’라는 별명 답게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호주오픈 5회를 포함해 통산 19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1981년생인 그는 우리 나이로 38살이 됐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라이벌인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이 중도 탈락하는 상황에서도 페더러는 문제없이 4강까지 올라왔다. 심지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해외 베팅업체들도 페더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윌리엄 힐과 래드브록스는 페더러의 우승 가능성에 4/9의 배당률을 매겼다. 9달러를 걸어야 본전을 제외하고 4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정현의 우승 가능성은 9/1이다. 1달러를 걸면 9달러를 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현 입장에선 밑져야 본전인 승부다. 지금처럼 부담없이 자신감있게 맞붙는다면 승패와 상관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기량 면에서 페더러에 뒤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현도 이번 대회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만큼 페더러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체력적인 강인함에 희망을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페더러는 최고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다. 전성기에 비해 체력적으로 떨어진 것은 틀림없다. 그런만큼 정현으로선 좌우 코너를 집중공략해 페더러를 최대한 많이 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남훈 JTBC3 FOX 스포츠 해설위원 겸 현대해상 감독은 “상대가 페더러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유일한 약점”이라며 “(정)현이는 여기서 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맞서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과 페더러의 4강전은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만약 정현이 페더러를 이긴다면 28일에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