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가수 아이유의 시간은 멈춰 있는 듯하다. 2008년 9월 곡 ‘미아’로 데뷔한 후 꼭 9년이 지났지만 겉으로 봐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 첫 인사를 한 그는 이제 20대 성년이 됐지만 여전히 소녀다. 달라진 건 음악이다. 작은 키, 마른 몸으로 일명 ‘3단 고음’을 지르던 그는 어느새 우리 대중음악계에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음악시장이 아이돌을 중심으로 재편한 이후에도 그는 싱어송라이터를 강조했다. 때때로 연기를 하지만 그래도 아이유는 가수다. 10대 소녀일 때 ‘너랑 나’를 불렀고 20대 문턱에서 ‘스무 살의 봄’을 노래했다. 스캔들의 격랑 속에 그는 ‘금요일에 만나요’를 발표했다. 그가 신곡을 내놓을 때마다 우리는 열광했다. 신드롬이라는 표현은 흔하다. ‘국민여동생’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표현하기에 부족한 아이유의 시간을 돌이켰다.
△아이유의 좋은 날들
아이유의 히트곡은 열 손가락으로 세기 어렵다. 데뷔 초창기에 불렀던 ‘미아’ ‘부’ ‘마쉬멜로우’ ‘잔소리’부터 3단 고음으로 그를 스타덤에 올린 ‘좋은 날’, ‘나만 몰랐던 이야기’ ‘너랑 나’ ‘분홍신’ 등으로 이어진다. 항상 1위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음원을 찾는 이들에게 일정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그래서 생명력이 길다. 아이유의 장점은 곡 해석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이후 ‘금요일에 만나요’를 필두로 싱어송라이터로서 자리잡는데 역할을 했다. 아이유는 일찌감치 자신의 색깔을 정했고 비슷한 연령대의 가수 중에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 활동 중인 젊은 여성 솔로가수 중에 아이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이는 많지 않다.
△금요일에 만나요
아이유는 두 차례의 스캔들을 거쳤다. 한번은 소동이었고 두 번째는 열애다.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노래하는 만큼 피와 살이 된 모양이다. 2013년에 공개한 곡 ‘금요일에 만나요’는 아이유를 대표하는 곡이자 이전과는 다른 활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2014년에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냈고 2015년에 ‘CHAT-SHIRE’를 발매했다. 아이유의 감성이 가장 잘 부각됐다고 평가하는 곡 ‘밤편지’도 나왔다. 아이유는 더 이상 ‘아이돌’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들어섰다.
△‘효리네 민박’ 이후의 아이유
아이유가 이효리를 만났다.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다. 제주도에 있는 이효리의 자택에서 아이유는 ‘알바생’으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10년 먼저 ‘톱’에 있었던 이효리는 후배에게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알려줬다.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온 아이유에게 이효리만큼 좋은 멘토가 없다. ‘효리네 민박’ 이후 아이유는 변했다. 몸 쓰는 것에 자신이 없었던 그는 요가를 시작했다. 그리고 곡 ‘가을 아침’을 필두로 새 앨범 ‘꽃갈피 둘’을 22일 발매했다. 이효리를 만난 후의 아이유는 무엇을 느꼈을까. 그가 체감한 변화가 이 앨범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