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 1주년 PD인터뷰]①“차별점 B급 정서, 젠체하면 경쟁력 없죠”

  • 등록 2017-07-10 오전 6:59:00

    수정 2017-07-10 오전 6:59:00

시청률 공약 이행에 나서는 ‘비디오스타’ 4MC와 사진작가 빽가(사진=MBC에브리원)
[고양=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벌써 1년이다. 지난해 7월 12월 첫 방송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가 곧 1주년을 맞는다. ‘비디오스타’는 MBC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주간아이돌’과 함께 MBC에브리원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출발은 ‘라디오스타’ 쌍둥이 프로그램이었다. 녹화 장소 또한 과거 ‘라디오스타’가 사용하던 일산 MBC드림센터 스튜디오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만의 B급 감성이 뚜렷한 토크쇼로 성장했다. 케이블채널이란 특성상 “‘라디오스타’ 보다 더 독하다”는 평가도 듣는다.

‘비디오스타’의 성공 뒤에는 이유정 PD가 있다. 첫 회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1년 동안 휴가 한 번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답변 한 마디 한 마디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이 PD와 함께 ‘비디오스타’의 지난 1년을 돌아봤다.

―벌써 1년이 지났다.

△감회가 새롭다. 처음엔 ‘다음 회차가 가능할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잘 이끌어준 MC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 1년 동안 자료가 생긴 셈이다.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부분을 추려서 ‘비디오스타’만의 색깔을 만들어가야겠다.

‘비디오스타’는 박소현, 김숙, 박나래, 전효성(초대 MC 차오루) 등 여자 MC로 구성됐다. 대다수 예능 프로그램이 남자 연예인으로 채워지는 것과 비교된다. ‘비디오스타’의 가장 큰 성과는 ‘여자예능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여자예능’은 ‘잘 안 된다’는 편견이 있다. 사실 ‘남자예능’은 기회 자체가 많았다. 기회와 빈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끔 게스트까지 여성으로만 스튜디오가 채워질 때가 있지 않나. 여자 MC의 특징이 있다. 편안함이다. 질문이 직설적이고 독한데 듣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잘 들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솔직한 토크가 나온다. 제작진으로서 가장 큰 성과는 다음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박하다. (웃음)

‘비디오스타’는 여자 PD가 만들고 여자 MC가 나오는 프로그램이다. 그 외 제작진과 작가진도 대부분 여자다. 10명이 넘는 제작진 중 남자는 평균 1~2명이다. 때문인지 제작 과정이 꼼꼼하고 대본도 디테일에 강하다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 PD의 손엔 A4 용지가 들려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출연한 게스트 명단, 방영일자, 부제 등을 빼곡히 정리한 서류였다. 이 PD의 섬세함과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초대 MC였던 차오루(왼쪽으로)와 박나래, 김숙, 박소현(사진=이데일리DB)
―시작은 파일럿이었다. 12회 만에 정규 편성됐는데, 언제쯤 정규 편성을 확신했나.

△첫 녹화하면서 느꼈다. 적어도 12회는 채우겠다 싶었다. 첫 녹화 녹화를 6시간 정도 했다. 다른 토크쇼 보다 긴 편이다. 김숙과 박나래가 한창 스케줄이 많을 때였다. 녹화가 끝나고 당장 스케줄을 이동해야 했는데, 김숙이 먼저 ‘회의가 필요하다’면서 회의실로 들어갔다. 제작진은 감동하고, 매니저들은 당황하고…. (웃음) ‘여자 연예인은 까다롭다’는 말이 있지 않나. 전혀. 멋진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프로페셔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창기에는 게스트를 주인공으로 짧은 영상을 제작하는 ‘실검 비디오’란 코너가 있었다. 현재는 온전히 토크로 끌고 간다.

△토크로도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도 1회에 6시간 정도 촬영한다. 그 사이 쉬는 시간이 15분 정도다. 쉴 새 없이 말한다. 녹화 들어가기 전에 MC와 제작진이 이것저것 많이 먹는 이유다. 하루에 2회 분량을 녹화한다. 보통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새벽에 끝난다. 하루 녹화가 끝나면 늙는 게 느껴진다. (웃음)

―게스트로 출연한 사유리가 오프닝만 3시간 촬영한다고 했다.

△그렇게 까진 아니다. 오프닝에 공을 들이는 건 사실이다. 진솔한 토크를 위한 워밍업이자 서로 탐색전을 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찍고도 ‘할 이야기가 더 남았다’는 게스트가 있다. 그럴 땐 ‘다음에 다시 나와 달라’고 마무리한다.

‘비디오스타’의 강점 중 하나는 토크 수위다. 케이블채널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표현이 자유롭다. 덕분에 거침없는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이 PD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해서 지상파 토크쇼의 톤을 따라가면 우리에겐 경쟁력이 없다”면서 “시청자들이 우리의 B급 정서를 좋아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녹화 5분 전 출연자에게 하는 말이 있다. ‘방송이라 생각 말고 편하게 하시라’다. 신인과 함께 일할 때 느낀 점이 있다. 망설이다가 자신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순간을 놓치면 되돌릴 수가 없다. 방송에 부적합하면 편집하면 된다. 소스 자체가 없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제작진과 출연자의 신뢰의 문제다. 왜곡된 편집을 하거나 홍보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출연자에게 우선 줘야 한다. 본 방송에선 편집된 ‘센 이야기’가 많다. 농담처럼 유료 채널 버전을 따로 만들자고 한다.(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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