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왜이래', 이 드라마의 성공이 담은 3가지 의미

  • 등록 2014-12-17 오전 8:26:30

    수정 2014-12-17 오전 8:26:30

가족끼리 왜 이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KBS2 ‘가족끼리 왜이래’. 지난 14일 방송에서 37.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압도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이 드라마가 요즘 시대 뜨거운 호응을 받는 의미는 뭘까. ‘가족끼리 왜 이래’의 성공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짚었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

‘가족끼리 왜이래’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 시대의 자식바보 아빠가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소송’을 중심으로, 좌충우돌 차씨 집안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기존의 드라마가 주로 어머니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반면, ‘가족끼리 왜 이래’는 아버지의 역할에 무게를 두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다. 부인과 사별 후 삼남매를 지극 정성으로 키운 차순봉(유동근 분)의 눈물겨운 부정은 가족 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네 아버지의 존재를 돌아보게 한다. 자식밖에 모르는 ‘자식 바보’ 순봉씨는 아버지다운 결단력으로 삼남매 개조 프로젝트인 ‘불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어머니보다 더한 애정으로 자식들을 살핀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흔치 않은 주제인 ‘부정’을 통해 세상 풍파에 한결같은 울타리가 되어 줄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착한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

‘가족끼리 왜 이래’는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와 음모 등 막장 드라마의 획일적인 설정과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청정 드라마’로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드라마를 표방하며 우리 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듯 친숙하고 소박한 이야기를 전개해왔다. 인위적으로 비튼 황당한 설정을 걷어내고 가족애 넘치는 따스한 에피소드로 주말 저녁 안방 극장에 훈훈한 위로를 전했다.

‘가족끼리 왜 이래’가 시청률 상승을 위한 자극적인 양념을 뿌리지 않고도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제빵왕 김탁구’, ‘구가의 서’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의 베테랑다운 필력이 있다. ‘불효소송’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중심축으로 평범한 일상사를 맛깔 나게 전개하며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보듬는 배우들의 열연도 자칫 싱거울 수 있는 가족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등공신이 됐다.

△세대별, 계층별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장 마련

‘가족끼리 왜 이래’에는 다양한 세대의 고민이 현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나이 꽉 찬 자식들을 둔 부모 세대의 고민, 취업과 결혼 등 인생의 중대한 고비를 맞은 자식 세대의 고민을 골고루 살피며 양쪽 세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아버지의 간섭 뒤에는 자식들을 향한 지고 지순한 사랑이, 무심해 보이는 자식들에게는 자식들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마치 우리 자신의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재벌 일색인 여타 드라마와 달리, ‘가족끼리 왜 이래’에는 중산층인 차씨 가족, 병원장이자 졸부인 권원장(김일우 분) 집안, 재벌인 문회장(김용건 분) 일가 등 여러 계층이 어우러져 있다. 다양한 계층이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얽히며 일어나는 일들은 드라마의 현실성을 높이는 동시에 계층별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세대별, 계층별 고민을 아우르는 세심한 배려야말로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웰메이드 가족 드라마를 빚어낸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중반을 넘어선 ‘가족끼리 왜 이래’는 순봉씨의 시한부 판정과 삼남매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물보와 웃음보를 자극하며 극적 긴장감을 더욱 높여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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