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요? 3천원 내세요"..골프장 식음료, '바가지 요금' 여전

  • 등록 2013-05-08 오전 10:41:35

    수정 2013-05-08 오전 10:41:35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삶은계란 3000원, 캔맥주 8000원이라니…” 국내 골프장들이 여전히 그늘집 식음료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대표 서천범·박강민)에서 발표한 ‘그늘집 식음료 가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그늘집에서 판매하는 캔맥주는 시중마트에 비해 최대 9.8배, 이온음료, 삶은계란, 캔커피도 각각 최대 8.2배, 6.0배, 3.6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이용객 수가 감소하면서 입장료 할인 등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지만 식음료값은 내리지 않은 것이다.

그늘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4개 제품(이온음료, 삶은계란, 캔맥주, 캔커피)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4개 제품의 합계 금액은 14917원으로 지난해 1월(15,125원)보다 1.4% 하락에 그쳤다. 전국 골프장 평균 가격은 이온음료 4043원, 삶은계란 1371원, 캔맥주는 4861원, 캔커피는 4642원이다.

이온음료를 가장 비싸게 파는 골프장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파인크리크CC로 시중마트(1430원)보다 5.6배 비싼 8000원에 팔고 있다. 캔커피는 시중마트(2240원)보다 3.6배 비싼 8,000원이다. 제이드팰리스, 블루버드, 임페리얼레이크CC 등은 500원에 살 수 있는 삶은계란을 3000원에 팔고 있다. 아난티클럽서울CC에서 캔맥주를 마시려면 시중마트(900원)보다 9.8배나 비싼 8800원을 내야한다.

반면 식음료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골프장은 4개 품목을 65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충북 청원에 있는 실크리버CC이다. 자판기를 통해 인건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온음료(1500원), 캔맥주(3000원), 캔커피(1000원) 등에서 전국 최저가를 기록했다.

골프대중화를 선도한다는 퍼블릭 골프장의 주장도 무색하다. 오히려 이온음료의 경우는 회원제 평균(3972원)보다 312원 더 비싼 4284원을 받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 그늘집에 식음료 가격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골프장 직원들조차도 가격표를 확인할 정도다. 실제 골퍼들 대부분은 식음료 가격을 모르고 이용하고 있다.

서천범 골프소비자모임 공동대표는 “예전에는 골프가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식음료 가격에 대해 관대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수요가 늘면서 가격저항이 커질 것”이라며 “골퍼들도 식음료 가격과 명세서를 꼭 확인해 골프장의 폭리를 근절시키는데 동참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이 지난 4월1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275개 골프장(18홀 이상 기준)을 대상으로 그늘집에서 판매되는 주요 4개의 식음료 가격을 전화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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