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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9일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2 런던올림픽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에 오상은(35·KDB대우증권) 유승민(30·삼성생명)과 함께 출전해 0-3으로 졌다.
하지만 평균나이가 ‘32.3세’인 노장과 세계랭킹 ‘1,2,4위’ 선수간의 경쟁이었다. 값진 결과였다. 더군다나 주세혁은 희귀병인 류마티스성 베제트(만성염증성 혈관질환)를 앓고 있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투혼이었다.
주세혁은 이날 현지로 연결된 전화인터뷰에서 “우리 탁구가 최근 부진했는데 이번 계기로 자존심이 회복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때부터 주세혁은 혈관 주위에 부종같은 게 생기고 다리가 통풍과 비슷하게 부었다.
처음엔 확실한 병명도 알지 못했다. 희귀병이었기 때문이다. 4월에서 5월까지 두 달간 라켓을 잡지 못했다. 탁구를 시작한 이래 두 달 동안 운동을 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의사들의 말은 달랐다. 그는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가 좌절감이 됐다가 자신감이 됐다가 했다”고 전했다. “나을 수 있다” “고칠 수 없다” 각각 다른 전문의들의 진단은 그에게 희망고문이 됐다.
올림픽을 바라보던 주세혁은 정확한 약처방으로 극심한 통증과 싸웠다. 런던에 입성한 뒤에는 도핑위원회에 스테로이드제 복용을 신청했다. 병을 가졌을 때는 복용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그는 금메달보다 빛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을 보살펴준 아내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세혁은 “의지된 사람은 아내다. 날 위해 교회를 다닐 정도였다”며 “헌신적인 아내의 모습을 봤다. 앞으로 밝게 표현하며 살고 싶다. 너무 고맙고 행복하게 잘살자.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