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첫승' 양동이 "머리속 온통 챔피언 목표뿐"(人터뷰)

  • 등록 2011-03-19 오전 11:39:29

    수정 2011-03-19 오전 11:39:29

▲ UFC파이터 양동이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세계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 UFC 무대에서 감격의 첫 승을 거둔 양동이(27. 코리안탑팀). 무뚝뚝하지만 순박하고 평범한 20대 청년. 하지만 뒤늦게 시작한 격투기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진 남자.

아직 일반인들에게 이름도 생소하지만, 양동이는 침체 일로를 걷던 한국 격투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주인공이다.

양동이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에서 열린 UFC 대회에서 상대 랍 키몬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지난해 10월 UFC 데뷔전에서 아쉽게 판정패를 당했던 양동이로선 이번마저도 졌더라면 퇴출의 쓴맛을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려를 딛고 양동이는 화끈한 승리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양동이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격투기, 그리고 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뿐이었다. 맑은 물을 담으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양동이는 자신의 격투 인생에 승리와 성공을 담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다음은 양동이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이름이 특이한데 무슨 뜻이 있나 ▲그냥 물담는 양동이라는 뜻이다. 맑은 물을 담으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주셨다

-별명이 황소라는 뜻의 'Ox'인데 어떻게 붙게 됐나 ▲아는 재미교포 형이 있는데 너 보면 힘센 황소 같다고 해서 그런 별명을 붙여줬다. UFC에 가면서 아예 애칭으로 삼기 시작했다

-원래 헤비급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80kg대 미들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감량이 쉽지 않았을 텐데 ▲평소에는 95kg 정도 나간다. 시합 나갈 때 감량을 해서 출전한다. 예전에 헤비급으로 활약할 때는 감량없이 평소 체중으로 출전했을 뿐이다.

-UFC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시 기분이 어땠나 ▲당연히 좋았다. 그때는 긴가민가했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다. 원래는 UFC를 동경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하동진 감독) "1경기 정도 더하고 UFC와 접촉을 하려고 했는데 먼저 연락이 와서 계약이 성사됐다."

-UFC 데뷔전에서 크리스 카모지에게 아깝게 패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 ▲담담했다. 아쉽긴 아쉬웠는데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체력 분배를 잘 못 했다. 경기가 생각대로 잘 안 됐다. 스탠딩 타격에서 쓰러뜨리려 했는데 오히려 내가 많이 끌려갔다. 상대가 리치도 길고 해서 힘들었다"

(하동진 감독) "사실 그때 양동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사실 1라운드에 끝낼 수도 있었는데 보충제를 잘못 먹고 얹히는 바람에 제 몸 상태가 아니었다. 체력도 멀쩡했는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시합에 임할 때 항상 똑같다. 훈련에 더 집중하고 좀 더 압박해서 들어간다는 생각만 했다. 이번에 지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절박하다고 더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 전 부상을 당해 힘들었다고 들었다 ▲팔꿈치 부상이 있어서 힘들었다. 경기할 때도 팔꿈치를 잘 쓰지 못했다. 팔꿈치 파운딩을 잘할 수 없었다.

-이번에 상대한 선수가 상당한 베테랑이었는데 경기하기는 어땠나 ▲체격이 비슷해서 상대하기는 편했다. 체격이 작으면 작을수록 쉽게 경기할 수 있고 반대로 크면 클수록 어렵다. 상대가 2~3cm 정도 컸는데 큰 부담은 없었다

-승리가 확정됐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승리가 선언되는 순간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합을 어떻게 풀었냐"라고 물어봐서 "신중하게 했다. 서두르지 않고 그라운드로 컨트롤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미들급은 유독 강자들이 많은 체급인데 부담스럽지는 않나 ▲어느 체급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 강자다. 다른 체급도 마찬가지도. 부담 갖지 않고 하나하나씩 나아가려고 한다

-미들급치고는 키가 작은 편인데 체급을 낮출 생각은 해본 없나 ▲키가 180cm인데 외국선수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하지만 평상시 체중이 있어서 낮추기가 쉽지 않다. 평상시에는 100kg 가까이 나갈 때도 있다   (하동진 감독) "양동이는 사이즈는 좋은데 길이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신체조건에 맞는 파이팅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

-미들급 현 챔피언이 앤더슨 실바다. 실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점에 오른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적이라고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타격적으로는 어느 정도 최고라 생각한다. 솔직히 자세히 생각해본 적은 없다

-UFC 첫 승을 거둔 만큼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다음 상대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톱랭커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타격가들하고 많이 싸우고 싶다. 타격가들하고 맞불을 붙어서 이기고 싶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시합 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때 가면 어떻게 싸울지 모르겠다

-본인의 경기 스타일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라운드앤 파운딩 스타일이다. 레슬링은 코리안탑팀에서 감독님한테 배웠다. 처음에는 레슬링이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타격이 더 재밌다.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칠 수는 없다. 때문에 양 쪽 다 신경쓰고 있다. 아직 내 기술이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 상대 선수들을 앞서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상대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동진 감독)"지금은 그라운드에 더 신경을 쓰지만 앞으로 타격 능력이 더 좋아져 펀치로 넉아웃시키는 스타일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군대를 제대하고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전까지 엘리트 운동을 한 적은 없다. 친구들을 따라 체육관에 가서 취미로 운동을 했는데 군대를 전역하는 날 체육관을 찾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동안 운동에 대한 욕망이 컸다. 돈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편이다

-운동을 늦게 시작했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24살때 MMA 선수로 처음 데뷔했다. 처음 링에 올랐을때 너무 벅찼다. 그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더욱 기뻤다

-운동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막노동도 하고 야간알바, 경호업체 일도 했다. 새벽에는 트레이너로 일하기도 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다.

-일본 센고쿠에서 파웰 나스트라를 이기면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당시 승리가 급소 공격 때문에 운좋게 거뒀다는 지적도 있었다 ▲절대 아니다. 파웰 나스트라전은 판정까지 갔어도 내가 이겼을 경기였다. 경기 주도권이 처음부터 나한테 있었다. 어쨌든 그 승리가 내게 도움이 많이 됐다

-UFC진출 전에 케이지에서 싸워본 적이 있었나 ▲사이판 대회와 히트라는 일본 케이지 대회에 두 번 싸운 적 있었다. 그 전에 케이지에서 싸워본 경험이 도움됐다.

-현재 본인의 실력에 대해 만족하나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 매 시합마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만족할만한게 하나도 없다

-격투기 선수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UFC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다른 것은 없다. 아직까지는 생각만 갖고 있는데 하나하나씩 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 선수 이후의 꿈은 없다. 챔피언 되면 다른 것은 아무거나 해도 된다

-선수로 뛰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나 ▲그동안 플러스라는 환경시스템에서 일정금액을 후원해줬는데 최근에 멋남이라는 쇼핑몰과 첫번째로 후원계약을 맺었다. 매달 일정 금액 후원해주고 있다. 그 전보다는 경제적으로 나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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