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안도의 한숨이 교차된 23일 대전구장

  • 등록 2010-05-23 오후 5:40:06

    수정 2010-05-23 오후 7:12:20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아쉬움과 안도의 한숨이 묘하게 교차한 하루였다. 23일 대전구장이 딱 그랬다.

이날 한국 프로야구계의 시선은 모두 대전에 모아졌다.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이 첫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관심이 높아질수록 부담의 크기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물론 양팀 감독과 선수단 모두에게 짐이 되는 경기였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우리가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류현진이 나가는 경기서 지게 되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류현진의 공은 타구가 멀리 가지 않는다. 때문에 대전에서 붙게되면 김광현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팀 감독 모두 억지로 피하진 않겠지만 맞대결에 대한 부담은 충분히 느끼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셀레임 또한 컸다. 이날 대전 구장은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중(5시 현재 약 7천여 명)들이 구장을 찾았다. 원정팀 SK 응원단도 많이 눈에 띄었다.

취재진이 급증한 것은 물론이다. 이날 중계를 맡은 KBS N 스포츠 측도 제작 인원과 방송 시간을 늘리며 치밀한 준비를 했다.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과 설레임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하늘은 결국 둘의 맞대결을 선택하지 않았다.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류현진은 "어차피 다 준비를 했었기 때문에 그냥 경기를 하고 싶었다. 팬들도 많이 오셨고. 다음 등판하게 되면 일정에 따라 던지겠다. 인천이 고향이기 때문에 문학 구장에서 대결을 하게되더라도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김광현은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무산돼 아쉽다. 분명한 것은 다음에 꼭 만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팬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성근 SK 감독은 "빅매치가 무산돼 아쉽다. 팬들을 위해서 다음 기회가 오게되면 그땐 꼭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대화 한화 감독 역시 "아쉽긴 하지만 선수 보호를 위해 현명한 (취소)결정이었다. 둘 모두 한국 야구를 짊어지고 있는 선수들 아닌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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