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걸스' 100회, 신화 넘어 전설로 남기 위한 3가지 과제

  • 등록 2009-09-10 오전 11:25:15

    수정 2009-09-10 오후 1:36:36


▲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가 11일 100회를 맞는다.

케이블 채널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100회까지 방영된 것은 ‘무한걸스’가 최초다. 그런 점에서 ‘무한걸스’는 이미 신화를 썼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무한걸스’가 신화를 지나 전설로 남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세가지 과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무한걸스’는 미리 짜인 대본에 의존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진행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무한걸스’가 100회를 맞아 지난 8월29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 옌청체육관에서 장나라, 주걸륜 등이 무대에 오른 ‘아시아 빅스타 콘서트’에서 한 공연도 현지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고, 당연히 실수를 하더라도 재촬영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그동안 ‘무한걸스’에서 주어진 미션을 실패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누구 하나라도 꼭 성공을 했다.

물론 출연진 각각이 미션을 완수하려는 의지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성공만 하다 보니 ‘무한걸스’의 미션이 너무 쉬운 것 아닌지, 또는 결과가 인위적인 것 같다는 의심도 갖게 만든다. 또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재미보다 성공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게 한다.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 중 한 요소가 미션을 완수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 결과가 성공으로 끝날 수 있지만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출연진이 실패로 낙담하는 상황도 시청자들에게는 재미이고 프로그램에 좀 더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된다는 걸 ‘무한걸스’는 모르는 듯하다.

 
▲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

◇ 악역 캐릭터가 필요하다!

‘무한걸스’가 내세울 수 있는 무기 중 하나가 출연진 6명의 팀워크다. 현재 송은이, 정가은, 황보, 신봉선, 백보람, 김신영의 팀워크도 좋고 정가은, 황보가 합류하기 전 멤버였던 오승은, 정시아와도 팀워크는 든든했다.

‘무한걸스’ 멤버들이 서로를 아껴주고 격려하며 함께 미션 수행에 나서는 것은 물론 보기 좋은 모습이다. 하지만 ‘무한걸스’에는 다른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달리 악역이 없다. 다른 멤버에게 윽박지르고 면박을 주는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다.

너무 좋기만 한 팀워크는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준다. 팀워크는 서로가 ‘무한걸스’라는 타이틀 아래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의식만으로 충분하다.

최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이 멤버들 간의 관계구도다. 모두 좋은 사람들만 있다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갈등도 나타나야 한다.

MBC ‘무한도전’의 박명수, KBS 2TV ‘1박2일’의 강호동, SBS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등 툭하면 반칙을 하고 남의 것을 탐내며 다른 멤버에게 으름장을 놓는 출연진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이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재미는 한층 더해진다.

요즘 ‘무한걸스’에서는 신봉선이 나름 악역 캐릭터로 나서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투자를 하라!

‘무한걸스’는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이다.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의 제작비가 지상파 프로그램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제작비가 부족하면 출연진 구성이나 장소 섭외, 스케일 확장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무한걸스’는 100회까지 왔다.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방송사인 MBC 에브리원에 기여한 바도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진다. 지금 상태에서 안주하다가는 언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지 모를 일이다.

아이디어, 신선함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지 않는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돈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프로그램도 질적 향상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시아 빅스타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위해 중국에 온 ‘무한걸스’ 팀에서도 투자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다. 6mm 카메라 4대가 동원됐지만 이를 다룰 수 있는 스태프는 3명에 불과했다. 제작비 부족 때문이었을 게다. 제작비가 충분했다면 좀 더 완성도 높은 영상을 담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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