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H.O.T에 동방신기까지···'대한민국 아이돌 잔혹사'

  • 등록 2009-08-03 오전 10:26:54

    수정 2009-08-03 오전 11:45:52

▲ H.O.T, god, 동방신기(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국내 최고의 그룹으로 평가받는 동방신기 멤버 5명 중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가 지난달 31일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전속계약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의 소송은 소속가수가 자신의 현 소속사를, 그것도 대형기획사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두 멤버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서 빠졌다. 이번 소송은 그룹 멤버들이 함께 움직였던 전례와 달리 멤버끼리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룹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공식입장을 밝히겠지만 멤버 일부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현 소속사에 어느 정도 불만이 있었던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송을 할 만큼 불만이 크겠지만 동방신기 멤버들은 원만한 합의를 통해 그룹을 존속해나가는 것이 본인들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동시에 현 기획사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좋다.

실제 동방신기 이전에 활동했던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다양한 이유로 그룹이 아닌 개별 활동을 하면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는 H.O.T가 동방신기에 버금가는 큰 인기를 끌었다. 강타 문희준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으로 구성된 H.O.T는 당시 100만장 앨범 판매고, 수십억원의 초상권, 한류의 선봉장으로 최고의 시절을 구가했었다. 하지만 이들도 해체를 하게 된다. SM과 계약이 먼저 끝난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은 이후 SM엔터테인먼트를 벗어나 jtl이라는 3인조 그룹으로 거듭났으며, 나머지 멤버 강타와 문희준은 SM에 그대로 머물며 솔로 활동을 전개했다. 최근 문희준은 SM를 나왔다. 5명의 멤버들은 군 입대와 사업, 솔로 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H.O.T 시절의 영광을 누리는 사람은 없다. 특히 이재원은 군입대전 가수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god도 마찬가지다. 그룹으로 200만장 판매고를 올려 세간을 놀라게 했던 god의 그룹 활동 중단은 멤버들 개개인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대중문화계 전반에 걸쳐 여러모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박준형 윤계상 대니안 손호영 김태우 등은 개별 활동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멤버들 모두 두드러진 홀로서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계상과 박준형은 연기자로 전전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고 가수로 활동하는 손호영 김태우 대니안 역시 god의 그늘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외 H.O.T의 라이벌이었던 젝스키스, 여성그룹 S.E.S 등의 멤버들도 그룹 때만 못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아이돌 그룹이 해체이후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대한민국만이 가진 대중문화 특성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가수 개인보다는 그룹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가 훨씬 높다. 개개인 보다 그룹의 이미지와 느낌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은 솔로와 달리 멤버들 간 부족한 부분을 서로 메워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아이돌 그룹의 경우 어린나이에 데뷔하다보니 개인의 역량보다 기획사의 기획력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체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소속사를 떠나면 이러한 부분에 공백이 생긴다.

또 성공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는 대부분 방송사와 언론에 영향력이 큰 대형 기획사인 경우가 많은데 해체를 하게 되면 이런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다보니 해체를 하게 되면 멤버들은 우왕좌왕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때 대한민국을 호령했던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는 "같은 그룹에 있다고 모든 멤버의 인기가 같은 건 아니다”라며 “그룹 내에서 서로 다른 인기는 그룹 해체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멤버는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물론 서태지와 이효리라는 예외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특유의 프로듀싱 능력과 예능 감각으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아이돌 스타라 할 수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인기란 얻기는 힘들어도 잃기는 쉬운 법”이라며 “동방신기 멤버들은 선배가수들의 해체와 실패한 이후 케이스에서 좋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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