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개인 통산 2,000탈삼진 달성...희생양은 송지만

  • 등록 2008-06-06 오후 7:24:55

    수정 2008-06-06 오후 8:51:04

▲ 송진우 (사진제공=한화이글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회장님' 송진우(43.한화)이 드디어 전인 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송진우는 6일 대전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 경기서 3개의 삼진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2,000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89년 대전 롯데전서 1회 현남수(은퇴)를 상대로 첫 삼진을 잡아낸 뒤 20년만에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꿈의 고지에 올라섰다.

송진우의 2,000탈삼진은 자칫, 다음 경기로 미뤄질 뻔 했다. 매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지만 삼진 추가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회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하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숭용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솎아내 실점 없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2회부터 3회 2아웃까지도 삼진은 나오지 않았다. 대기록에 3개만을 남겨 놓고 있었지만 이날처럼 그 숫자가 멀어 보인 적도 없었다.

그러나 송진우는 3회 2사 후 정성훈을 첫 삼진으로 잡아내며 다시 한번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두번째 삼진은 5회 송지만에게 뽑았다. 그리고 또 타순이 한바퀴를 돌아 8회 2사후 다시 송지만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한화 벤치에서 이상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송진우에게 의사를 타진하려는 듯 보였다. 송진우는 이 코치에게 좀 더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고 벤치도 그를 믿었다.

송진우는 송지만을 상대로 볼 카운트 2-1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리고 맘 먹고 던진 바깥쪽 직구. 스트라이크를 줘도 무방한 공이었지만 이영재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대기록을 앞두고 가슴이 철렁할 수 있는 상황. 어지간한 선수라면 흔들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송진우는 달랐다. 허탈한 웃음으로 아쉬움을 표시하기는 했지만 금세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5구째. 바깥쪽에서 낮게 꺾여 들어오는 변화구에 송지만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고 주심의 손이 번쩍 올라갔다. 통산 2,000번째 탈삼진의 대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송진우는 9회 윤규진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가 될 기회는 놓쳤다. 그러나 8이닝동안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어려운 팀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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